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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범연의 썸풋볼] 무산된 코리안 더비, 그러나 이청용은 빛났다

[한범연의 썸풋볼] 무산된 코리안 더비, 그러나 이청용은 빛났다
절반의 환호와 절반의 아쉬움이 섞인 저녁이었다.

현지 시각 11월 4일 오후 8시, 볼튼의 마크론 스타디움(구 리복 스타디움)에서는 이청용이 카디프 시티를 상대로 멋진 승리를 거두었다. 카디프의 김보경은 출장하지 않으면서 코리안 더비가 성사되지 않아 경기장을 찾은 수십 명의 한국팬들은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대신 이청용이 그 아쉬움을 잊게 해줄 만큼 큰 활약을 펼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특히 볼튼의 신임 감독 닐 레넌이 이청용을 활용하는 방법이 눈에 띄었다.

전반전 동안 이청용은 거의 투톱에 가깝게 움직이며 수비 부담을 확연히 덜어냈다. 카디프의 코너킥이 있을 때는 홀로 상대 수비진 사이에 위치해 역습을 준비할 만큼 볼튼 역습의 중심에 서 있었다. 경기 초반 이청용이 이런 위치에 아직 적응이 덜 된 모습을 보임과 더불어 카디프의 강력한 압박 때문에 볼튼은 이청용을 건너 뛴 긴패스를 시도했다. 한동안 공을 몇 번 잡지도 못한 이청용이었지만 조금씩 적응이 되면서 곧바로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오른쪽 대각선에서 수비 사이의 좁은 공간을 뚫는 빠른 크로스를 올린 것을 리암 피니가 넘어지며 공을 네트 속으로 집어넣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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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이청용은 결정적인 순간에 늘 등장했다. 미드필드 진에서 이어진 패스를 마지막 순간 찬스로 연결하는 역할을 부여받으며 볼튼의 공격을 주도했다. 결국, 볼튼은 두 골을 넣으며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 들어 이청용의 역할은 변화가 있었다. 이청용에 대한 카디프의 집중 견제가 시작되자 이청용은 한 발 뒤로 물러서 중원에서의 패스 작업에 집중했고, 대신 피니가 이청용을 대신해 원톱 크레이그 데이비스의 파트너로서 전방에서 움직였다. 이 때문에 전반보다는 더 많은 볼 터치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기회를 많이 만들어내지는 않았다. 대신 동료들 간 연결고리가 되었으며 수비 가담이 늘어났다. 경기 내내 크로스 숫자가 적었고, 드리블 돌파나 슈팅은 거의 보이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 그러나 이청용을 다양하게 기용하며 핵심전력으로서 가치를 인정한 닐 레넌 감독의 모습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한다.

3-0으로 볼튼이 앞서가며 김보경의 등장을 기대하던 한국 팬들을 실망하게 하는 종료 휘슬이 울리고 볼튼팬들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경기장을 나섰다. 경기장 밖에서 기다리던 한국팬들의 환호를 미소로 받아준 두 선수지만 이제 곧 계약 종료를 앞둔 그들의 맞대결은 아쉽게도 이렇게 무산되었다. 그러나 보통 자유계약 신분이 되기 전 이적을 시키는 것을 감안하면 올겨울 이적 시장에서 두 선수의 거취에 변화가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 과연 영국에서의 다음 코리안 더비는 어디에서 어떻게 이루어질지 예상해보는 것도 올겨울을 보내는 팬들에게는 하나의 재미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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