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시카고의 초고층 빌딩 사이에서 안전장비 하나 없는 아찔한 외줄타기 묘기가 펼쳐졌습니다. 왜 보기에도 힘든 저런 위험한 일을 할까 싶은데, 나름 이유가 있었습니다.
홍순준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지상 200m 높이 초고층 빌딩 사이를 이은 지름 2cm의 줄에 올라섭니다.
장비라고는 손에 든 봉 하나가 전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안전 장비조차 없는 위험천만한 도전입니다.
[닉 왈렌다/외줄타기 명인 : 시카고의 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습니다. 정말 아름답습니다.]
138m의 외줄을 6분 51초 만에 건너갑니다.
이번에는 안대로 눈을 가리고 옆 건물까지 30m를 건넙니다.
모험의 주인공 닉 왈렌다는 나이아가라 폭포와 그랜드캐니언 협곡 횡단에 성공한 외줄타기 명인입니다.
7대째 외줄타기 한길을 걸어온 서커스 명문가 출신입니다.
이번 초고층 빌딩 외줄타기는 지난 1978년 고층빌딩을 건너다 숨진 증조부 칼 왈렌다를 기리기 위해 시도됐습니다.
[우리 가족은 영광과 비극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에 따라 살았고, 또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220개 나라에 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는데, 중계를 맡은 방송사는 닉이 추락할 경우 사고 부분을 지우기 위해 10초간 지연 방송을 했습니다.
기자들도 참혹한 광경을 볼 경우 정신적 보상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취재허가를 받았습니다.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에서는 안전망 없는 고공 줄타기가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시카고시는 안전망 설치 여부는 줄타기 명인의 결심에 달렸다며 그의 도전을 허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