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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을 줄 모르는 강정호의 가을 불방망이

식을 줄 모르는 강정호의 가을 불방망이
국외 구단 스카우트들이 '강(Kang)'이란 이름이 적힌 스카우팅 리포트를 열심히 고쳐 쓰는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40홈런 유격수' 강정호(27·넥센)가 플레이오프에서 달군 불방망이를 한국시리즈에서도 식히지 않고 거침없이 휘두르고 있다.

강정호는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2로 맞선 8회 결승 투런포를 때리며 팀에 중요한 첫 승리를 안겼다.

삼성의 필승 계투 차우찬이 선두타자 박병호를 초구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자, 올 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392를 기록하며 '천적' 노릇을 한 강정호는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차우찬의 5구째 시속 133㎞ 슬라이더가 공략하기 어렵다는 바깥쪽 낮은 코스로 잘 파고들었지만, 허리를 부드럽게 비틀며 돌린 강정호의 배트에 정확히 걸린 타구는 115m를 날아 대구구장 좌중간 스탠드에 꽂혔다.

어느새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홈런이다.

지난달 30∼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4차전에서 연달아 홈런포를 가동하며 넥센에 창단 첫 한국시리즈 티켓을 안긴 강정호는 사흘을 쉬고도 시들지 않은 힘을 과시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1991년) 펠릭스 호세(롯데·1999년)가 보유한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 경기 홈런 기록(4경기)에도 1경기 차이로 다가섰다.

강정호는 올 포스트시즌에 넥센의 최고 '가을 사나이'라 할 만하다.

그는 앞선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0.533에 2홈런, 4타점을 올리며 시리즈 초반 시들한 것 같던 넥센 강타선을 일깨웠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이날도 강정호는 결승 2점 홈런과 3회 희생플라이(1타점) 등 3타수 1안타와 3타점을 올려 경기 MVP를 차지했다.

타석에서만 활약한 것이 아니다.

선발 앤디 밴헤켄이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동점 2점포를 맞고 잠시 흔들리는 듯하던 3회말에는 채태인의 직선타를 몸을 던져 잡아내는 등 수비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해냈다.

지난해 생애 첫 포스트시즌 무대이던 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 타율 0.136의 극심한 빈타에 허덕이던 강정호의 모습은 올가을엔 찾아볼 수 없다.

정규리그에서 타율 0.356에 40홈런, 117타점을 올린 '거포 유격수'가 포스트시즌에서도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친 뒤 외국 진출을 꿈꾸는 강정호의 주가가 올라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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