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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이닝 퍼펙트' 조상우, 넥센을 살려내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무너질 때만 해도 역시 생애 첫 '가을 야구'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예방주사를 세게 맞은 조상우(20·넥센 히어로즈)는 3차전에서 빠르게 회복했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베테랑 못지않은 침착한 투구로 승리를 이끌었다.

조상우는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2로 팽팽하게 맞선 7회말 넥센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7.4%(31번 중 24번)에 달할 정도다.

더군다나 넥센은 명실상부한 팀의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 등판한 경기였다.

2차전 선발로 예고된 헨리 소사가 기복이 심하고 3차전 선발 예정인 오재영의 구위가 두 투수보다 떨어진다는 점에서 넥센으로서는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용호상박'의 선발 대결이 끝난 뒤 바통을 이어받은 조상우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깊게 드리웠다.

조상우는 첫 타자 박석민에게 변화구를 던졌다가 좌익수 방면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내줬다.

홈런성 타구로 보였지만 타구는 마지막에 힘을 잃고 결국 워닝트랙에서 좌익수 비니 로티노에게 잡혔다.

조상우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통상 큰 타구를 허용하면 후속 타자를 상대로 움츠러들기 마련이지만 조상우는 달랐다.

이승엽에게 높은 직구를 연달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박해민은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조상우가 삼자범퇴로 삼성 타선을 잠재우자 넥센 타선도 힘을 냈다.

넥센은 8회초 강정호의 좌중간 투런 홈런으로 단숨에 승부의 물줄기를 돌려놓았다.

조상우는 한현희로 교체되리라는 예상을 깨고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사실 삼성 팬들 사이에선 '약속의 8회'라는 말이 유명하다.

유독 8회에 승부를 뒤집고 9회에 오승환을 등판시켜 승부를 마무리 짓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오승환이 한신으로 떠났지만, 8회 역전극에 이어 9회 임창용이 승부를 마무리 짓는 경우는 여전히 많았다.

그러나 침착한 표정으로 마운드에 오른 조상우는 삼성의 8회말 선두타자 대타 우동균을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이어 조상우는 후속 두 타자 김상수와 야마이코 나바로까지 연달아 삼진으로 솎아내며 팀의 4-2 리드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넥센에 1순위로 입단한 조상우는 이번이 첫 번째 포스트 시즌 무대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조상우는 1차전에서 2⅔이닝 무실점 쾌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가 2차전에서는 한 타자로 잡지 못하고 사사구 2개 1피안타 2실점했다.

영웅에서 역적으로 전락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때의 실패를 바탕으로 조상우는 한 단계 더 도약한 모습을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줬다.

그는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7차전 내내 나갈 수도 있다고 장담했다.

삼성이 자랑하는 막강 좌타 라인에 대해서도 겁을 내지 않았다.

조상우는 "삼성 왼손 타자들을 상대로 잘 던져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조상우는 그 말 그대로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이닝 퍼펙트 투구로 팀을 살려냈다.

한국시리즈에서 최대 승부처로 지목된 허리 싸움에서 삼성은 좌우를 구비한 풍부한 불펜을 자랑했고, 넥센은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 외에는 믿고 맏길 만한 불펜이 없었다.

그러나 잘 키운 조상우는 양에서 뛰어난 삼성 불펜이 부럽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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