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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실제로 이식하려면 30년 걸릴 듯"

<앵커>

이처럼 이종간의 장기이식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건, 장기를 이식받아야 할 환자에 비해 장기를 제공할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장기기증을 하겠다고 신청한 사람은 2009년 35만 명 선에서 올해는 17만 명 정도로 급격히 줄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해 1천 명 가까운 환자들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가 안타깝게 세상을 뜨고 있습니다. 장기이식이 어디까지 왔고, 또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뭔지 짚어봤습니다.

뉴스인 뉴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희귀병을 앓던 7살 소녀에게 한 번의 수술로 무려 7개의 장기를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했습니다.

사망한 지 20분이 지난 사람의 심장을 적출해 다시 뛰게 한 뒤, 심장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도 성공을 거뒀습니다.

혈연끼리만 가능하던 장기이식이 면역 억제제가 개선돼 거부반응을 극복하면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장기이식이 새로운 희망을 주다 보니 이식 대기자 수는 10여 년 새 4배 정도로 늘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기증건수는 2배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쳐 수요에 크게 못 미칩니다.

[전경옥/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코디네이터 : 김수환 추기경님이 선종하시면서 장기기증 열풍이 굉장히 불었는데 그 이후에는 좀 관심이 줄어들고 장기기증 희망서약도 주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결국, 사람이 제공하는 장기 부족 현상을 동물로 보완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종장기 이식 연구는 주로 돼지를 활용합니다.

[옥선아/국립축산과학원 연구원 : 돼지는 사람과 비교해서 생리학적 해부학적 구조가 아주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있고요. 또한 한번에 많은 다량의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1963년 미국 연구진이 돼지의 신장을 침팬지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하면서 세계 각국이 이종장기 이식 연구에 앞다퉈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연구진도 돼지의 췌도 세포를 원숭이에게 이식해 1년 동안 생존하게 하는 등 연구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세계이종이식학회는, 돼지의 장기를 이식받은 영장류 8마리 가운데 5마리가 6개월 이상 생존해야 사람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임상시험에 들어간 연구팀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아도 면역거부 반응이 작용하는데, 이런 동물은 사람과 아예 종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면역거부 반응이 훨씬 더 크게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여기다, 위험부담 때문에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도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사람이 동물의 장기를 이식받는 데까진 최소 30년 가량 걸릴 거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강병철/교수,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 면역학적인 거부반응이 효능과 치료법이라고 한다면 그 다음 안전성을 넘어야 되고 그 다음에 임상시험을 가게 됩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한 점수로 본다고 하면 이제 시작에서 1단계를 넘었다고 볼 수 있거든요.]

이와 함께, 이종장기 이식과정을 평가하고 규제할 법적 제도 마련도 선결과제입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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