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팀 쿡의 용기 "나는 게이입니다!"

[취재파일] 팀 쿡의 용기 "나는 게이입니다!"
SBS 기자들이 쓰는 취재파일은 새로운 정보, 취재 뒷이야기, 또는 개인 생각과 의견을 전달합니다. 저도 그 동안 각종 새로운 기기와 신기술에 대해 취재파일을 많이 썼는데 오늘은 애플 최고경영자인 팀 쿡에 대해 생각해 볼까 합니다.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스티브 잡스에 이어 애플을 이끌고 있는 팀 쿡. 그런데 쿡이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기고문을 통해 자신이 게이 즉 동성애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죠. 이 뉴스는 미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관심이었습니다. 한동안 인기 검색어로 오르기까지 했는데요.  

쿡은 "내 성적 성향을 부인한 적은 없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도 없었다"면서 "분명하게 말하자면 나는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우며 이는 신이 내게 준 선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While I have never denied my sexuality. I haven’t publicly acknowledged it either, until now. So let me be clear: I am proud to be gay and I consider being gay among the greatest gifts God has given me.”

팀 쿡은 이어 "동성애자로 살면서 소수자에 대해 깊이 이해를 할 수 있었고 더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며 "때로는 힘들고 불편했지만 나 자신으로 살고 역경과 편견을 넘어설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강조했습니다.

● 팀 쿡은 누구인가?

팀 쿡은 1960년 미국 앨라배마 주 로버츠데일에서 태어났습니다. 애플에 입사하기 전에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컴팩과 IBM에서 일했습니다. 그의 개인 생활에 대해 알려진 것은 많지 않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았고 하루 24시간 일만 하는 인물이란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4시 반에 일어나 개인 이메일을 확인하고 한 시간 체육관에서 운동한 뒤 사무실에 나와 일을 하는 CEO이었습니다. 개인 생활 보호를 위해 회사에 있는 체육관 보다는 개인 체육관을 즐겨 이용했습니다.

일요일 저녁에는 회사 임원들과 전화로 회의를 하면서 새로운 주를 준비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사람, 전략, 그리고 실행. 이 3가지가 팀 쿡이 경영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단어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실행에 옮기면 이 세상은 정말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쿡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동성애자 지지발언을 해 왔고 지난달 27일에는 동성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자신의 고향 앨라배마 주 정부에 대해 "성 소수자 권리 보호에 소홀하다"고 비판했습니다.

● 애플 이사회도 지지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에 대해 애플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지지했다고 합니다. 애플 본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팀 쿡이 게이라는 사실은 새로운 뉴스가 아니었습니다. 일부 직원들은 이 사실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또 자신을 이상하게 보거나 특별히 대우하는 직원도 없었다고 팀 쿡이 밝혔습니다.

한 미국 인터넷 매체에서는 팀 쿡의 발표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커밍아웃하면서 쿡이 쓴 말을 분석하기까지 했습니다. 흔히 “Don’t judge me in a wrong way…..” (저를 이상하게 평가하지 말아주세요.)라는 표현을 쓰는데 쿡은 “Let me be clear. I am proud to be gay.” (확실히 해두고 싶습니다. 내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부끄러움 없이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당당하게 알렸다는 겁니다.

팀 쿡은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6월 CNBC 앵커 Simon Hobbs는 생방송 중 실수로 쿡이 게이라는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당시 CNBC 기고자 짐 스튜어트는 미국 국내 주요 기업의 CEO 가운데 게이가 적지 않다며 모두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앵커가 팀 쿡도 게이라고 공개하고 말았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이 이야기는 큰 시선을 잡지 못했고 그냥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팀 쿡 본인이 직접 자신이 게이라는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가 게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 계기가 됐습니다.

● 그럼 왜 지금에서야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나요?

이 질문에 대해 많은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은 11월 1일이 팀 쿡의 생일이었습니다. 생일을 앞두고 큰 결심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팀 쿡이 게이라는 것이 개인적으로 대단한 뉴스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가 게이라는 것 보다는 그가 이끌고 있는 기업이 만들고 있는 제품이 저에게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될 뿐입니다.
또 전세계 시가총액 제1위 기업인 애플의 CEO가 공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게이라는 점을 공표한 것은 차별을 당하는 이들에게 용기를 준다는 점에서 높이 사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용기 있는 리더가 무엇인지 보여준 팀에게 감사한다"고 평했고, 피차이 구글 선임 부사장도 쿡에게 보낸 트윗에서 "정말 감격스럽다. 이번 일이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애플 CEO 팀 쿡, 커밍아웃…"신이 내게 준 선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