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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서 '자격미달'이던 후보가 보고서엔 '적격'

대전시의회 인사청문간담특별위원회가 3일 이명완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을 달아 인사청문간담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한 것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최근 열린 인사청문간담회(인사청문회)에서 상당수 의원이 이 후보자의 업무 수행능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도 정작 보고서는 사장직을 수행하기 적합하다는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시의회 인사청문간담특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가 마케팅공사 사장직을 수행하는데 특별히 부적합한 사안을 발견할 수 없었다"며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일부 의원들이 마케팅공사 사장으로 부적격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지만, 절반이 넘는 4명의 의원이 적격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하게 됐다.

시의회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시의회 스스로 이 후보자의 업무수행능력과 도덕성 등에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의회 안팎에서는 시의회가 집행부의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의회는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도시 브랜드, 국내외 투자유치, 영상산업 및 첨단산업, 과학기술 홍보사업 등 마케팅공사의 경영합리화를 위해 혁신적인 경영창출 방안을 마련하는 데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시의원은 이 후보자가 마케팅공사 사장을 맡는 것에 대해 '구멍가게 사장에게 대기업 경영을 맡기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실제 이 후보자가 대표로 활동하는 ㈜리디앤코는 자본금 2천만원에 직원 3명에 불과하지만, 마케팅공사는 납입자본금 4천88억원에 직원이 100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의회는 보고서에 '문화관광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대전의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고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대전의 위상을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며 이 후보자에게 면죄부를 줬다.

시의회는 또 이 후보자가 대전과의 연고가 없어 대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눈으로 판단할 때 무엇을 내세우면 좋을지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적시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 후보자의 적격 판단에 '보이지 않은 손'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인사청문위원으로 참여한 박희진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 후보자의 도덕성 및 자격 미달을 문제 삼던 의원들이 청문보고서 채택을 앞두고서는 같은 당 권선택 시장을 위해 청문보고서 채택을 강행했다"며 "부실한 서류 검증으로 자격 미달자를 추천한 임원 추천위원들은 자신들의 의사인지 아니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인지 시민에게 밝히고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종천 인사청문간담특별위원장은 "새누리당 소속 의원 1명은 이 후보자에 대해 적격 의견을 제시했고, 새정치연합 의원 1명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당리당략에 의한 판단이 아니라 능력이나 도덕성에서 부적격하다는 사유가 없다는 의원들의 종합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일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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