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돈 빌려줄 테니 헌금 내라" 대출사기단 10명 검거

"돈 빌려줄 테니 헌금 내라" 대출사기단 10명 검거
유명 대형교회 산하 재단을 사칭해 자금을 대출해 주는 대신 헌금을 내라고 속여 거액을 뜯은 일당이 경찰에 붙들렸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김모(62)씨를 구속하고 이모(48)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2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강남구 역삼동에 자산운용사로 위장한 대출알선 사무실을 차려놓고 최모(71)씨 등 5명으로부터 대출알선을 위한 헌금 명목으로 20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교회 산하 32개 재단에서 1천억원 가량을 여신 보증해주고, 은퇴 목회자 모임에서도 300억∼400억원을 대출보증해 줄 테니 대출금의 1%를 재단에 선기부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해당 대형교회 산하 재단은 자선재단 한 곳뿐이고, 이들이 내세운 은퇴 목회자 모임도 실체가 없는 유령단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등은 해당 대형교회와 비슷한 이름의 지방 개척교회 계좌를 빌려 '헌금'을 입금받았기에 피해자들은 감쪽같이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들은 대부분 경제상황이 악화돼 보유 부동산이 경매에 넘겨지는 등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었다"면서 "이 중에는 기부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가 지금도 매달 2천만원씩 이자를 무는 이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씨 등은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뒤에도 사무실 위치를 옮겨 영업을 계속하면서 피해자들을 상대로 '돌려막기식' 합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남 일대의 대출알선 사기조직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