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의혹 등을 폭로한 BBK투자전문 전 대표 김경준 씨가 정보 공개를 거부당해 피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양상익 판사는 "교정 시설에 수용된 외국인도 정보공개청구권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김 씨에게 1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김 씨는 주가조작과 투자금 횡령 혐의로 2009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과 벌금 100억 원을 선고받고 천안교도소에 수용됐습니다.
미국 국적인 그는 자신에게 선고된 형 중에 벌금형이 먼저 집행돼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국제수형자 이송법에 따르면 징역과 벌금을 동시에 선고받았을 때 벌금을 내면 국외 이송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 형사소송법에서는 징역과 벌금을 선고받으면 무거운 형을 먼저 집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법무부 장관의 허가에 따라 형 집행 순서를 바꿀 수 있습니다.
검찰은 재작년 4월 김 씨에 대한 형 집행 순서를 징역형에서 벌금형으로 바꿔 그를 노역장에 유치했지만 6월에 다시 징역형을 먼저 집행하기로 했습니다.
김 씨는 이에 반발해 검찰에 형 집행 순서 변경에 관한 업무 처리 지침 등을 공개하라고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안전행정부에 질의한 결과, "외국인은 국내에 일정한 주소를 두고 거주해야 정보공개청구권을 갖는데, 교도소는 형 집행 장소지 주소라고 볼 수 없다"며 수감 중인 외국인은 정보공개청구권이 없다는 논리로 정보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김 씨는 이런 조치가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내 지난 3월 승소 판결을 확정받자 검찰의 잘못된 법률 해석 때문에 2년 간 정보공개청구권을 박탈당한 것을 보상하라며 소송을 냈습니다.
양 판사는 "수용자는 거주 이전의 자유를 박탈당하고 국가권력에 의해 교정 시설에 강제 수용돼 있다"며 "상당 기간 교정 시설에 수용된 외국인도 정보공개청구권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양 판사는 "김 씨에 대한 비공개 처분 전까지 매년 외국인 수용자들이 10여 건 정도의 정보 공개를 청구했고, 청구권이 없다며 공개하지 않은 사례도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안이한 법 해석 등으로 정보공개청구권이 박탈당한 데 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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