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 표방 스웨덴, '나토 가입' 여론 첫 우세

러시아 해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괴잠수함의 영해 침범 사건이 발생한 여파로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찬반 여론이 사상 처음으로 역전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전문조사기관인 노부스가 지난 주말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비율은 37%로 반대 36%를 앞섰습니다.

5개월 전에 벌인 여론조사에서는 찬반 여론이 28%대 56%로 반대가 압도적이어서 전통적으로 중립을 표방하는 스웨덴의 여론이 급선회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여론 조사에서 남성들은 48%대 36%로 나토 가입을 지지하는 비율이 우세했습니다.

여론의 반전은 스웨덴이 영해를 침범한 괴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한 대대적인 수색 작전이 1주일 만에 성과 없이 종료된 데다 러시아 공군기가 스웨덴과 에스토니아, 핀란드 영공을 침범한 사건이 겹친 탓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용역을 받아 작성된 보고서가 스웨덴과 핀란드 양국이 나토 가입의 득실을 깊이 있게 연구할 것을 건의했다는 사실이 여론조사가 발표된 당일에 공개된 것도 주목을 끌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지난 9월 출범한 스웨덴 중도좌파 정부는 중도우파가 이끌던 전 정권이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하는 등 나토 접근을 모색한 것과는 달리 이 기구 가입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스웨덴, 핀란드와 함께 발트해를 낀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3개국은 스웨덴과 핀란드 없이는 자체 방위가 약화할 것을 우려해 두 국가의 나토 가입 여부에 극히 민감합니다.

스웨덴과 핀란드 양국은 나토에 들어가더라도 동시에 가입하기로 비공식 양해를 한 상태로, 핀란드에서 당장 내년 봄 총선이 예정돼 있어 나토 가입 문제가 선거 쟁점으로 크게 부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웨덴은 지난해 러시아 공군의 폭격 시뮬레이션 훈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국방의 취약점을 노출했습니다.

당시 스웨덴 군참모총장은 제한적인 공격이 있다고 해도 자체 능력으로는 1주일 정도만 버틸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으며, 국방력을 신뢰한다는 국민도 겨우 6%였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노부스의 여론조사에서도 스웨덴의 방위 태세가 "매우 잘 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에 불과했고, 84%라는 압도적 다수가 빈약한 것으로 본다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