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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고사목에 방제예산 펑펑…새어 나간 신뢰

<앵커>

제주도가 숲을 죽이는 재선충을 방제하려고 지난해 450억 원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돈 상당액이 어디론가 줄줄이 새나갔습니다.

JIBS 김동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 자치도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재선충에 감염된 고사목 54만 5천여 그루를 제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제거한 고사목마다 GPS 좌표를 부여하고 이를 근거로 제거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한 그루에 4만 원에서 10만 원씩, 모두 450억 원의 예산이 들었습니다.

지난 4월 고사목을 제거했다는 현장을 찾아가 GPS 좌표와 대조해봤습니다.

사업 보고서에는 고사목이 빽빽이 있는 것처럼 GPS 좌표가 기록돼 있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GPS 좌표가 무더기 확인됩니다.

GPS 좌표가 엉터리로 만들어진 겁니다.

[고사목 제거작업 근로자 : (GPS 좌표) 4곳만 우선 찍고, 그 안에서 (적당하게) 나무 수를 붙여 넣는 일도 있습니다.]

GPS 좌표는 벌목원들이 현장에서 입력하도록 돼 있습니다.

제주시 애월읍 일대에서 GPS 좌표상에 제거했던 고사목 2천600그루를 확인한 결과 실제로 잘라낸 고사목은 1천800그루뿐인 것으로 집계됩니다.

30%가량은 허위로 부풀려진 셈입니다.

이 현장에서 실제로 1억 6천만 원의 사업비가 지급됐는데, 허위로 부풀려진 만큼 방제 예산이 샌 겁니다.

[김홍림 주무관/제주 자치도 : 좌표가 한두개도 아니고, 몇 십군데가 들어오는데 솔직히 이것을 다 일일이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또, 준공검사 할때도 감사 공무원이 별도로 있습니다만은 담당 공무원이 가서 그것을 다 일일이 확인한 다는 것은….]

이 일대 등록된 GPS 상당수가 허술하게 등록되면서 방제 예산과 제거량 등 재선충병 방제작업 자체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제주 자치도가 직접 발주 한 70곳 방제 현장 가운데 20여 곳에는 감리조차 없었습니다.

그동안 제거했다는 고사목 숫자 통계도 믿을 수 없게 됐고, 도내 85개 방제 현장에서 새나간 전체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는 전혀 파악되지 않습니다.

제주도에서는 내년까지 재선충 방제 작업에 270억 원의 예산을 책정해 놓고 있습니다.

줄줄 새는 예산을 막기 위한 전면적인 조사가 선행돼야 합니다.

(영상취재 : 김창영 JIBS·김기만 J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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