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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직구] '빙속 전향' 박승희의 새로운 도전

[돌직구] '빙속 전향' 박승희의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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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쇼트 여제' 새로운 도전


[아나운서 멘트]
"이달 초,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 박승희 선수가 스피드 스케이팅으로의 전향을 선언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기자 멘트]
네, 세계 최정상급 쇼트트랙 선수의 갑작스러운 종목 전환은 국내는 물론 세계 빙상계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줬습니다. 이번주 돌직구에선 박승희 선수의 새로운 도전의 이유와 성공 가능성에 대해 취재해 봤습니다.


소치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2관왕이자, 우리 선수로는 16년 만에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박승희.

쇼트트랙 선수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박승희는, 지난 8일 스피드 스케이팅으로의 전향을 선언했습니다.

최고의 자리에서 선택한 종목 전향에 빙상계의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인터뷰:이규혁, 前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올림픽 메다리스트가 (주 종목이 아닌) 다른 종목으로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을 텐데 용기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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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여제' 이상화와의 대결 가능성까지 부각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박승희,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오히려 주위 사람들이 말씀을 해주셔서 요즘에는 부담이 좀 되는 것 같습니다. 목표를 너무 높게 잡으면 심적으로 많이 흔들릴 것 같습니다.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할 때는 솔직히 제가 재밌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박승희가 빙속 도전을 처음으로 생각한 것은 밴쿠버 올림픽 이후 였습니다.


[인터뷰:박승희,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밴쿠버 올림픽 이후) 전향 생각을 한건 사실이지만 잠깐이었습니다. 만약에 밴쿠버 올림픽 당시 금메달을 획득했다면 전향을 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 당시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이 없었기 때문에 한 번 더 도전을 하려고 했습니다."


도전을 잠시 접었던 박승희는 소치 올림픽 이후 은퇴를 고민하던 중 마음을 굳혔습니다.


[인터뷰:박승희,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다들 미쳤다고 하지만 스피드 스케이팅을 해보고 싶고 지금도 너무 재밌습니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장점은) 단거리, 장거리를 나누어서 자기 종목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쇼트트랙은 모든 종목을 잘 타야 하기 때문에…(한 종목에만 집중을 할 수 없습니다.)"


박승희는 걸음마 단계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인터뷰:박승희,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쇼트트랙은 유산소 운동이고 스피드 스케이팅은 근육운동입니다. 제가 못 봤던 근육량을 보게 됐고, 다리가 많이 굵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냥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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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엔 1000m 공인기록회에 처음 나서 12명의 참가자 중 가장 좋은 기록을 세우며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친언니 박승주 씨의 조언도 큰 힘이 됐습니다.


[인터뷰:박승주, 박승희 선수 친언니]
"전향하면 남들 시선도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라고 얘기를 해줬습니다. 충분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의 종목 전향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전향하고자 하는 종목의 유니폼을 정해진 기간 안에 등록하면 대회에 모두 참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향한 종목의 국가대표 선발전 최종 엔트리에 뽑히면 태극마크를 달 수 있습니다.

전향이 가장 많은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의 경쟁률을 보면 그 규모부터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남녀 장거리와 단거리 별로 약 4대1의 경쟁률을 보인 반면,  쇼트트랙의 경우 남자는 평균 14대1, 여자는 9대1의 경쟁률로 6명 최종 엔트리에 들어야 국가대표가 될 수 있습니다.

두 종목을 모두 경험했던 한 선수는 쇼트트랙의 치열한 경쟁이 전향을 결심하는 이유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녹취본:빙상 전향 경험 선수]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습니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기록경기니까 자신만 열심히 타면 되는 차이가 있습니다. 자신이 한번 세운 기록만 있으면 몸에 이상이 없는 이상 그 기록은 세우니까…(게다가) 스피드 스케이팅은 우리나라에 잘 타는 선수가 많이 없어서…(국가대표 선발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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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빙속 전향' 가능성과 과제


[기자 멘트]
"새로운 도전은 항상 위험과 모험을 수반합니다. 종목 전향을 선택한 박승희 선수의 성공 가능성과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이승훈은 쇼트트랙에서 빙속으로 전향해 성공한 대표적인 선수입니다.

밴쿠버 올림픽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이승훈은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했고,
3개월 만에 국가대표 선발전 5천m 1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7개월 만에 출전한 벤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단숨에 남자 빙속의 간판 선수가 됐습니다.

이승훈의 성공 비결은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의 장점을 잘 조화시킨 데 있습니다.


[인터뷰:김관규, 밴쿠버 올림픽 빙속 대표팀 감독]
"이승훈 선수는 어릴 때 스피드 스케이팅을 했던 선수이기 때문에 더 빨리 적응한 것 같고요. 쇼트트랙 선수들이 스피드 스케이팅으로 전향해서 넘어야 될 산이 직선 구간인데, 이승훈 선수는 쇼트트랙의 장점과 예전에 스피드 스케이팅을 탔던 직선의 감각이 잘 맞아서 연결 동작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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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희의 성공 열쇠도 여기에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 활동한 박승희는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코너를 도는 쇼트트랙을 통해 자연스럽게 무게 중심이 낮아져, 곡선 주로에서도 속도를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쇼트트랙 단거리의 파워 스케이팅은 스피드 스케이팅 출발 시 가속도를 높이는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적응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먼저 레이스 운영 방식입니다.

코너가 반복되는 쇼트트랙과 달리 스피드 스케이팅은 직선 주로가 상당히 깁니다.

따라서 레이스 운영에 있어 '코너 속도' 위주에서 '직선과 코너의 가속도 유지'에 중점을 둬야합니다.

쇼트트랙에 비해 빙판과 더 밀착해 있는 스케이트화의 적응 역시 중요합니다.

실제로 현재 박승희가 가장 고생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인터뷰:박승희,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쇼트트랙 같은 경우는 날이 다 붙어있는데 스피드 스케이팅은 뒷부분만 떨어지거든요. (그리고 스케이트가) 정말 딱 맞아요. 발을 못 집어넣을 정도로… 벗을 때도 너무 힘들거든요. 지금도. 스케이트가 조금만 커도 기록에 영향이 온다고 하더라고요."


[인터뷰:이규혁, 前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박승희 선수가) 기본적으로 코너 위주의 스케이팅이 굉장이 강하기 때문에 긍정적인데, 그래도 스피드 스케이트와 쇼트트랙의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많은 훈련을 통해서 스케이트를 적응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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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력을 위한 근력 중심의 체력 보강 훈련도 필수입니다.

오는 29일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있는 박승희는 1,2차 공인기록회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 보완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인터뷰:조상현, 박승희 선수 코치]
"당일 컨디션이나 빙질 상태 등을 고려해보면 (국가대표 선발)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인터뷰:이규혁, 前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
"스피드 스케이트 선수들과 관계자들도 (박승희 선수를) 관심 있게 보고 있는데 그런 관심만큼 좋은 성적을 거둬서 뭔가 보여줄 수 있는 스피드 스케이트 선수가 되는 것이 선배로서의 바램입니다."


[인터뷰:박승희,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올림픽 나갈 기회가 된다면 가고 싶으니까 최선을 다하겠지만, 일단 지금은 제가 너무 재밌어서 그냥 하는 것 같아요."


[기자 멘트]
"단기간에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쇼트 여제'의 안락한 삶 대신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스케이트를 향한 열정으로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한 박승희 선수의 용기를 응원하고 싶습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향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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