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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고 통신두절…'깜깜이 경비행기' 위험

<앵커>

요즘 취미나 관광용으로, 또 군이나 경찰의 업무용으로, 경비행기 운항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관제탑의 레이더에서 이 경비행기가 사라지거나 아예 교신까지 끊겨버리는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비행기끼리 부딪쳐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위험천만한 상황입니다.

한세현 기자입니다.

<기자>

제주도 동남부의 비행장입니다.

프로펠러를 단 경비행기들이 수시로 뜨고 내립니다.

6천 피트, 약 1,800m 이하의 낮은 상공을 나는데, 레저용 비행기는 물론 해군과 해경, 산림청 등이 운영하는 관용 경비행기들도 많습니다.

이곳은 한라산 중턱 해발고도 1,400m 지점입니다.

경비행기들은 대부분 이렇게 낮은 고도를 날게 되는데, 이 경비행기들이 관제용 레이더에서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해 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토교통부 내부 용역보고서를 보면, 한라산 남쪽 지역을 낮은 고도로 나는 비행기가 레이더에 잡히지 않아 항상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레이더 전파가 한라산의 높은 봉우리에 가로막혀 경비행기까지 전달되는 않는다는 겁니다.

심지어 관제사와 조종사의 음성통신도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비행기 조종사 : (레이더에서) 내 위치가 사라지고 무선교신까지 안 된다고 하면 심리적으로는 불안하죠. 어디 들이박아서 죽어도 (관제탑에선)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

이렇게 경비행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지는 지역은 제주도 면적의 1/6에 해당하는 300㎢에 이릅니다.

이 지역을 통과하는 경비행기도 연간 1천5백여 대나 됐습니다.

[조진수/한양대 응용공기역학연구실 교수 : 비행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졌을 때, 다른 비행기가 그 비행기를 못 볼 수가 있습니다. 자기 주변에 어떤 항공기가 접근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충돌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91년 관제탑과 통신이 끊기면서 관광용 헬기가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박기춘/국회 국토교통위원장 : 비행사고 대부분이 심각한 인명 손실로 직결되는 만큼 어떠한 사각지대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정부는 안전 인프라 확충에 조속히 나서야 합니다.]

국토부는 사고 방지를 위해 레이더를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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