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장난전화' 조사받던 위기가정 10대에 경찰 도움의 손길

상습 장난전화로 경찰 조사를 받던 지적장애 10대의 어려운 가정사정이 알려지면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적장애 2급 A(18)군은 지난 7월 2일 광주 동구 계림동의 한 공중전화에서 112에 60여 차례 장난전화를 걸었다가 붙잡혔다.

A군은 "아버지가 때려 무섭다"며 장난전화를 걸었다.

광주 동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손미란 경장은 A군을 조사하던 중 A군이 과거 아버지의 상습폭력에 시달렸고, 어머니의 재혼남에게까지 지속적으로 폭행당해 어머니, 형, 동생과 함께 가출해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장난전화'는 가정폭력에 대한 A군의 불안감의 표출이었던 것이다.

약 3년 전 재혼한 남편의 폭력에까지 시달리다 자식들을 데리고 집을 나온 A군의 어머니는 폐지를 모아 판돈으로 어렵게 가족의 생계를 꾸려왔다.

지적장애 3급인 A군의 형(21)은 생필품을 훔치다 소년보호 처분을 받았고, 여동생(15)은 가정사정 탓에 왕따를 당해오고 있었다.

A군의 가족은 5평도 채 안 되는 조그마한 방을 구해 근근이 살고 있었지만, 어머니가 전 남편과 정식 이혼하지 못한 탓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심사에서도 번번이 탈락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경찰은 광주 동구 사회복지과 등과 함께 지원 방법을 찾아 나섰다.

한 복지재단의 도움을 얻어 원룸에 이사하도록 했고, 지자체를 통해 생계급여 70만원과 장애수당 30만원을 지원받게 했다.

A군과 그의 형에게는 광주 동구 동명동사무소 주변을 청소하는 일자리도 알선했다.

A군의 어머니는 경찰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손 경장은 "A군의 사정을 상담을 통해 알게된 뒤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