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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새 잔에 채운 뮤지컬 ‘그날들’의 진한 맛

[리뷰] 새 잔에 채운 뮤지컬 ‘그날들’의 진한 맛
지난해 관객 14만명을 대학로로 끌어온 뮤지컬 ‘그날들’은 창작뮤지컬의 새 바람을 일으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좋은 술은 계절이 흐르면서 술맛이 짙어지듯, 좋은 창작 뮤지컬의 완성도는 더 올라간다. 물론, 좋은 습도와 온도, 적절한 관심은 필요충분조건이다.

2014년 가을 끝자락에 찾아온 ‘그날들’은 초연과 기본적인 부분이 비슷하다. 故김광석의 감성적인 노래들로 채운 넘버들도 바뀌지 않았고, 초연에 출연했던 배우들도 대부분 재연에 선뜻 합류를 결정했다.

1992년 한중수교를 즈음해 청와대 경호원 무영과 그녀의 미스터리하면서도 드라마틱한 사랑 이야기는 거대한 서사의 힘을 발휘한다. 물론 여기에는 김광석이 부른 ‘이등병의 편지’, ‘먼지가 되어’, ‘흐린가을 에 편지를 서’, ‘사랑이라는 이유로’ 등 김광석의 명곡들이 추억을 찾아가는 이정표가 된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역동성이다. 초연이 서사와 음악에 집중했다면, 재연에서는 앙상블들의 역동적인 안무를 추가해 초연보다 긴박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경호원들이 기합을 내지르며 죽도를 사용해 대결하는 장면이나, 철골구조물을 이용한 액션 등은 풍성한 볼거리를 노린 듯 추가됐다.

계절에 따라서 깊어지는 술맛처럼 ‘그날들’의 색깔은 더 진해졌다. 티켓파워를 가진 20~30대 뿐 아니라 중장년층이 폭넓게 접근할 수 있도록 ‘그날들’의 대중성이 확대됐다는 느낌이 또렷하다.

아쉬운 점은 앙상블의 격렬한 안무는 눈을 끄는데 요긴하지만 노래 부분에서 곳곳에서 허점을 보였다. 서너번의 음향 실수는 첫 공연이었다는 점으로 이해하더라도, 주연 배우들의 성량을 고려치 않은 채 내지르는 듯 들리는 앙상블의 화음은 종종 아쉬움을 남겼다. 3년 만에 뮤지컬로 돌아온 여배우 신다은의 컨디션은 눈에 띄게 좋지 않았다. 솔로 부분은 다듬어질 부분이 많았다.

이런 부분들에도 불구하고 ‘그날들’이 한국적인 감성을 영리하게 잘 표현한 창작뮤지컬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리고 그 방향이 올바르고 영민하게 기획됐다는 점 역시 눈여겨 볼만 하다.

장유정 연출과 장소영 음악감독이 만난 뮤지컬 ‘그날들’은 배우 유준상,  이건명, 최재웅, 강태을, 김승대, 오종혁, 지창욱, 규현, 김지현, 신다은, 서현철, 이정열, 최지호, 김산호 등이 출연한다. 오는 10월 21일부터 내년 1월 18일 까지 대학로뮤지컬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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