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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14년 만에 열매 맺은 나가사키 피폭 감나무

광주서 14년 만에 열매 맺은 나가사키 피폭 감나무
1945년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돼 모든 생명체가 사라졌다.

그 가운데 유일하게 감나무 한 그루가 살아남았고, 50여년이 흐른 1994년 수목(樹木) 의사인 에비누마 마사유키 씨가 피폭당한 감나무에서 2세 나무를 살려냈다.

이후, 현대미술가인 미야지마 다츠오 씨가 '시간의 소생' 감나무 프로젝트로 승화해 20년간 22개국에 240여그루의 감나무를 심었다.

광주에서는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이어 2000년 4월 4일 재일 사업가 하정웅씨가 광주비엔날레를 앞두고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식재 행사를 열었다.

그러나 피폭 감나무 2세는 2000년 5월께 일부 반일 감정을 가진 사람에 의해 고사했고 2001년 3월, 하정웅 씨가 다시 2차로 식재했지만, 2008년 다시 훼손됐다.

하정웅씨는 2002년 2월 3차로 감나무를 식재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빨간 열매를 맺게 됐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감나무가 훼손되자, 안전망을 설치하는 한편 3차 식재 때는 아예 장소를 공개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관리해 왔다.

비록 하나의 감이 열매를 맺었지만, 그동안 받은 수모 속에서 피워냈다는 점에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광주비엔날레 20주년을 맞은 해에 평화를 염원하는 감나무에서 열매가 맺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감나무를 심은 하정웅 씨도 해마다 광주를 방문할 때마다 잘 자라는지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하정웅 씨는 2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렵게 키워왔는데 특히 한·일 양국이 힘든 시점에서 열매를 맺어 감격스럽다"며 "감나무를 잘 키워서 불행한 역사를 회고하고 새로운 희망을 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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