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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누가 IS와 싸워야 하나?"

[월드리포트] "누가 IS와 싸워야 하나?"

정규진 기자 soccer@sbs.co.kr

작성 2014.10.16 14:5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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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월드리포트] "누가 IS와 싸워야 하나?"
오바마 미 대통령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IS에 대한 격퇴를 천명하면서 국제연합전선 구축을 촉구할 때 IS를 ‘암 덩어리’ ‘죽음의 네트워크’로 비교했는데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정말 IS에 딱 들어맞는 표현이라 생각합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는 정말 암 덩어리처럼 세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최신형 전투기를 동원한 미국의 공습을 항암제로 치면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돕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IS를 암이나 네트워크로 비유한 건 사실 ‘degrade and destroy’ – ‘분쇄와 박멸’ 이라는 장기화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섭니다. 제 생각과는 좀 다르죠)

IS는 현재 시리아북부의 쿠르드족 거주도시인 코바니에 맹공을 퍼붓고 있습니다. 코바니 일부를 장악한 가운데 쿠드드족 민병대가 힘겨운 저항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군의 전투기가 코바니 외곽의 IS를 겨냥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지만 IS의 진격을 늦출 순 있어도 막지는 못한다는 분석입니다.

이라크 상황도 안 좋습니다. 이라크에서 가장 큰 주이자 시리아와 맞붙어 있는 안바르 주를 80%가량 점령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안바르 주는 수도 바그다드와 붙어 있습니다. CNN은 IS가  바그다드 공항까지 근접했다며 위성사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그다드 공항엔 이라크를 떠나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그럼 이런 IS를 과연 누가 물리칠 수 있을까요? 누가 대항해 싸울 수 있을까요? 누가 싸워야만 할까요?

아사드
▲정권 유지를 위해 화학무기를 동원한 대량학살도
마다하지 않는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시리아 아사드 정권? 여긴 자유시리아군을 견제하기 위해 IS의 세력 확장을 사실상 묵인했습니다. 시리아 정부군은 정작 IS가 세력이 커지자 공군기지도 통째로 버리고 달아났습니다. (IS가 시리아 정부군이 버린 전투기 위에 올라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조롱한 건 유명한 일화죠)  IS가 가진 무기 가운데 상당수가 시리아 정부군에서 빼앗은 러시아제 무기들입니다. 시리아 정부는 그저 남부의 다마스쿠스를 지키는데 여념이 없을 뿐 미국의 공습으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려 하고 있습니다.

쿠르드족
▲쿠르드족

쿠르드족?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 YPG는 정말 용맹합니다. 특히 부족의 위기를 위해선 두려움 없이 전선에 뛰어든 여성 대원들의 활약상이 대단합니다. 얼마 전 탄약이 떨어지자 폭탄을 품에 안고 IS 진영에 뛰어든 여성대원의 이야기는 쿠르드족의 용맹성을 한마디로 표현합니다. 문제는 가진 게 자동소총뿐이라는 겁니다. 이들은 원래 산악지대에서 게릴라 전과 저격술에 능하지 전면전에는 취약한 말 그대로 민병댑니다. 러시아제 탱크와 각종 무화기로 무장한 IS에 대항하기엔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앞에는 IS, 뒤에는 터키 국경에 막혀 무기 원조도 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코바니
▲터키 국경지대에서 바라본 시리아 코바니 市

터키는 어떨까요? 사실 국경 부근의 코바니가 IS에 장악되면 다음 차례는 터키일 겁니다. 그런데, 발등의 불일 터키는 IS가 아닌 시리아로 건너가 싸우겠다는 터키 내 쿠르드족을 폭격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터키 정부는 자국내 쿠르드족이 세운 쿠르드노동자당PKK를 반군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시리아 쿠르드족을 돕는 것이 반군인 PKK를 돕는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에 시리아로 넘어가 동족을 돕겠다는 터키내 쿠르드족에게 물대포와 최루탄을 쏴가며 막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에는 시리아와 접경지대에 비행금지구역과 완충지대를 설정해 줄 것을 선조건으로 요구하면서 군사적 개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섣불리 개입했다가 터키 영토가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빼놓을 수 없겠죠.) 에르도안 대통령은 IS와 PKK는 동등한 위협이며 척결할 대상이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터키 정부는 아마 IS와 쿠르드족이 서로 싸우고 죽이는 걸 오히려 즐기고 있을 지 모릅니다. 터키 국경에 배치된 탱크들의 포신은 시리아가 아닌 터키 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IS가 자국인질 49명을 풀어주면서 모종의 거래가 오갔을까요?

이라크 정부군은 어떨까요? 제가 보기엔 ‘깡통 골리앗’ 입니다. 머릿수가 모자란 것도 아니고 무기가 부족한 것도 아닌데 IS와 붙으면 연전연패입니다. 오죽하면 이라크 정부군을 서방언론까지 오합지졸이라고 깎아 내릴까요. 충성심도, 사명감도, 조직력도 없는 이라크 군은 밀려드는 IS에 겁부터 먹고 전장에서 군복까지 벗어 던지고 도망치기까지 했습니다. 시리아 IS가 러시아제 무기로 무장했다면 이라크내 IS는 미제 무기로 강성해졌습니다. 다 이라크 정부군이 버리고 간 것들을 챙긴 것들이죠. 지난 6월 이라크 정부군이 티크리트 탈환작전을 펼 때 동원된 헬기는 단 1대였다고 합니다. 그 동안 사들인 140대의 헬기 일부는 버려지거나 빼앗겼고 또 일부는 아예 사지도 않았던 겁니다. 이라크군 56개 여단 가운데 절반이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 국방부는 이라크군을 재구성하기까지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라크군
▲군복까지 벗어 던지고 줄행랑을 친 이라크군, 그들이 남긴 전장의 흔적

미군의 군사개입으로 이라크 정부군은 잠시 전세를 뒤집는 듯 했지만 미군이 시리아 내 IS에 폭격을 집중하자 다시 IS에 밀리고 있습니다. 안바르 주의 요충지인 히트(여기 군기지가 있습니다.)를 잃으면서 바그다드 공항 부근까지 IS가 진격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수도 바그다드는 그야 말로 바람 앞에 등불이 됐습니다. 바그다드로 진격하는 IS는 1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바그다드를 지키는 이라크 정부군은 6만명입니다. 수적 우세에도 바그다드가 지켜질 것으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바그다드 공항엔 서둘러 바그다드를 빠져나가려는 탑승객들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바그다드엔 하루가 멀다 하고 폭탄테러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수십 명의 희생자가 매일 나오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이라크군 56개 여단 가운데 절반이 점검이 필요하며 오합지졸 이라크군을 재구성하기까지 적어도 2~3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라크의 알 아바디 총리는 아직까지도 국방장관을 임명조차 안 했습니다.

독일.프랑스 등 서방국가는? 이들은 군사작전 자체가 공습에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공습 지역도 이라크에 한정하고 있습니다. 시리아는 명분을 유지로 개입을 꺼리고 있습니다. 결국 남은 건 미국뿐인데… 미국의 기본 전략은 앞서 말한 대로 ‘degrade and destroy’ 입니다. 공중 폭격으로 여기저기 때려서 IS가 수족을 못 쓰게 만든 다음 쿠르드족과 이라크 정부군을 훈련시켜서 지상전에서 IS를 쓸어버리겠다는 전략입니다. 내용은 그럴싸한데 공습 한 달이 지난 지금 IS는 꿈쩍도 안 합니다. 아무리 장기적인 전략이라지만 효과가 눈에 띄지 않습니다.

미군의 공습은 아무리 잦아도 24시간 내내 계속될 순 없습니다. 아무리 자주 공습에 나서도 5시간에 한 번 꼴…IS의 탱크, 시설 등을 파괴할 뿐입니다. IS는 주춤하겠죠. 하지만 그뿐 입니다. 미국의 전투기가 떴을 때 숨죽이고 있다가 지나가면 다시 진격합니다. 결국 미 국방부도 “공습만으로 코바니를 지켜낼 수 없다”며 공습의 한계를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코바니 공습
▲코바니 공습

IS에 맞서고 있거나 그만한 상대들을 하나 하나 뜯어봤지만 나름의 한계만 지적이 될 뿐 정작 IS를 꺾어줄 상대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미국의 지상군이 언젠가는 투입될 것이고 그 시기가 조금씩 다가올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단 오바마 행정부는 중동의 늪에 빠지기 않기 위해 다짐한 듯 지상군 투입은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효과가 보이지 않는 공습만 반복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라크 정부군이 미군 같은 전투력을 가질 때는 기다리는 건 더 무리인 듯 싶습니다. 더구나, 한 번 발을 들여놓은 순간 포기하듯이 발을 뺄 수 도 없는 실정입니다. 아무리 장기전이라지만 IS가 저렇게 급하게 빨리 깊이 세력을 넓히는데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시리아와 이라크는 손 쓸 틈 없이 넘어갈 수 도 있을지 모릅니다.

이럴 때 터키가 시리아 접경지역에 완충지대를 설정하자고 제시했습니다. 이게 뭐냐 하면 쉽게 말해 비무장지대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터키로서는 국경선보다 완충지대를 설정해 안전지대의 폭을 넓히는 효과가 있겠죠. 그러면 터키는 시리아로 군대를 보내도 자국은 좀 더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완충지대는 누가 지킬까요? 아마도 미국의 지상군이 투입되어야겠죠. 결국 이 경우 미국은 전략의 수정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현재로선 미국과 러시아는 반대(미국은 터키가 시리아로 넘어가서 쿠르드족을 학살할 수 있다는 핑계로, 러시아는 유엔의 승인없는 완충지대는 안 된다며... 속내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불리한 조치니까)  프랑스는 찬성인 입장입니다. 어째든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알 일이지만 현재로선 IS의 세력 확장에 제동을 걸기 위한 무엇인가 국제사회의 진전되고 강력한 행동과 조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미국의 NBC와 월스트리트 저널이 공동으로 여론조사를 했습니다. IS격퇴를 위해 지상군을 투입해야 할 지 아니면 지금처럼 공습만 할지... 1천명을 대상으로 물었는데 41%가 지상군 투입을 지지했습니다. 공습에 그쳐야 한다는 응답자보다 6%가 많았습니다. 한 달 전 지상군 투입을 지지한 응답자는 34% 였습니다. 미국 내 여론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일단 미 행정부가 반대하고 부인해도 지상군 투입이란 시점을 향해 시계바늘이 흘러가는 모양새는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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