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진/사회자:
임신을 하고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여성 직장인들인데요.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퇴사를 종용하는 사업체들이 여전히 많다고 합니다. 정부가 출산을 장려하는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임신, 출산으로 인한 직장 내 부당 대우와 차별 사례는 오히려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먼저, 임신으로 최근 퇴사를 종용받은 직장인 한 분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와 계신가요?
▶ 임신 직장인 A 씨:
네, 여보세요.
▷ 한수진/사회자:
혹시 현재 임신 몇 개월이세요?
▶ 임신 직장인 A 씨:
5개월 째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직장에서는 언제 퇴사 권유를 받으셨어요.
▶ 임신 직장인 A 씨:
3개월 째 됐을 때, 그 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임신 사실을 회사에 알리자마자 바로 퇴사 권유를 받으신 건가요?
▶ 임신 직장인 A 씨:
네, 제가 입덧 때문에 양해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었어요. 그걸 알고 바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떻게 말하면서 퇴사를 하라고 하던가요.
▶ 임신 직장인 A 씨:
처음에는 보직 변경을 이야기하다가 나중에는, ‘사실 이렇게 작은 회사는 임산부를 데리고 일을 하는 게 좀 버겁다,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고 이해 해 달라.’, 라고 말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지금 이 회사에서 일하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임신 직장인 A 씨:
거의 3년 6개월 정도가 됐고요, 4년 되어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4년 되어가고 있고요. 직장에 정도 많이 들으셨을 것 같은데, 한참 일하고 계실 텐데, 그런데 직장을 나가 달라, 하는 이야기를 들으신 거예요. 지금 다니는 직장은 어떤 회사인가요, 좀 규모가 큰 회사인가요.
▶ 임신 직장인 A 씨:
30인 이상의 중소기업이고 수출업을 하고 있는 무역회사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규모가 크지는 않네요. 그러면 여기서 여자 직원 수는 얼마나 되나요?
▶ 임신 직장인 A 씨:
무역업 쪽에서는 과반수가 여직원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절반 이상이 여자 직원이다, 그러면 그 동안 임신을 했던 여자 직원들은 없었어요?
▶ 임신 직장인 A 씨:
아, 있었는데요. 거의 대부분이 임신과 동시에 자진해서 회사를 그만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자진해서 회사를 그만둔 경우가 많았다. 아마 비슷하게 회사 측으로부터 퇴사 종용을 받았을 수도 있겠네요.
▶ 임신 직장인 A 씨:
네, 아마 그럴 수도, 부담감을 좀 느꼈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부담감을 느꼈다, 그렇군요.
회사 측에서 무언의 압력을 가했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까요?
▶ 임신 직장인 A 씨:
제가 당하고 보니까, 그러지 않았을까, 추측이 가기는 해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그 동안은 임신을 하면 여직원들은 자진해서 퇴사하는 형식으로 많이 직장을 그만 뒀군요. 그런데 대표님은 남자 분이신가요?
▶ 임신 직장인 A 씨:
아뇨, 여자 분이시고요, 따님이 두 분이나 있으신 분이에요.
▷ 한수진/사회자:
같은 여자로서 좀 서운하기도 하셨을 것 같은데요.
▶ 임신 직장인 A 씨:
네, 저는 이해, 제가 계속, 해고 통보를 했을 때, ‘다니고 싶다.’, 하는 의사를 2~3번 표명했거든요. 이해해주실 줄 알았는데 정말 단호하게 거절하시더라고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현재 지금 회사는 계속 다니고 계신 상황이고요.
▶ 임신 직장인 A 씨:
네, 지금은 다니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앞으로는 어떻게 하실 계획이세요.
▶ 임신 직장인 A 씨:
이번 일을 겪고 나서 너무 부당해가지고 여러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고, 상담을 받고 있었어요. 그래서 물어보니 여러 법적 조항도 있고 저는 앞으로 2개월 뒤에 있을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을 다 받을 예정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해서 계속 직장을 다니겠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그럼요, 법적으로는 충분히 보호를 받을 수 있죠. 그런데 또 직장 생활이 좀 불편해지지 않을까, 하는 점은 여전히 우려가 되네요, 회사 분위기가 그렇다고 하니까요.
모쪼록 건강 관리 잘 하시고요. 직장도 계속 잘 다닐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임신으로 퇴사를 종용받은 직장인 한 분과 말씀 나눠봤고요. 계속해서 한국여성노동자회 송은정 노동정책국장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국장님 안녕하세요.
▶ 송은정 노동정책국장 / 한국여성노동자회: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참 우리 직장 여성들 아직까지도 이렇게 어렵게 직장을 다녀야 되는 것 같아요. 최근에 이렇게 임신, 출산으로 인한 부당 대우로 여성노동자회에 어려움 호소하는 분들 많다고요?
▶ 송은정 노동정책국장 / 한국여성노동자회:
네, 저희가 서울, 인천 등 전국 10개 지역 고용 평등 상담실에서 상담을 받고 있는데요. 지난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이해서 지난 8개월, 2천 건 정도 상담을 받은 걸 분석했습니다. 이 중에서 임신, 출산 관련 상담이 40% 이었고요. 이 상담은 최근 들어 여성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증가하고 있고, 10년 전과 비교하면 3배 정도 증가한 수치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상담 건수가 3배 증가했군요, 10년 사이에. 그런데 앞서서 참 담담히 말씀은 하셨지만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상담을 하시면서 이런 비슷한 사례들 많이 접하시죠?
▶ 송은정 노동정책국장 / 한국여성노동자회:
네, 아주 다양한 사례들이 많은데요. 심하게는 임신하고 출산 즈음이 되자, ‘배가 불러 보기 싫으니 그만 두라.’, 라고 말한 병원 원장도 있었습니다. 또 업무상 전화 업무가 많은데, 임신 사실을 알리자마자 구석진 자리로 배치 이동하고 전화기를 지급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고요. 출근 시간만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다른 사업장으로 배치 전환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상 나가라는 말이군요.
▶ 송은정 노동정책국장 / 한국여성노동자회:
네, 단적으로는 출산 휴가를 못 주겠다고 말하는 사업주가 많은데요. 임신한 여성 노동자에게 출산 휴가를 못주겠다는 건 그만두라는 것과 마찬가지이잖아요. 다들 아시겠지만 법적으로 90일이 출산 휴가로 보장되어 있고, 출산 후 건강한 상태로 몸이 돌아오는데 필요한 시간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 사업장에서는 그런 선례가 없다.’, ‘출산 휴가 신청조차 받기 귀찮다.’ 라며 거부하는 사업장 사례가 많고요. ‘90일은 못 주고 한 30일 줄 테니까 쓰고 나와라.’, 이런 사업장 사례도 많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앞서 인터뷰한 분도, ‘임신 때문이 아니다, 근무 태만이라서 해고한다.’, 이렇게 엉뚱한 이유로 나가라고 회사 측에서 했다는데요. 그런데 어떤가요, 임신, 출산에 따른 불이익이 주로 규모가 작은 사업체에서 이루어지는 일인가요?
▶ 송은정 노동정책국장 / 한국여성노동자회:
여성 임금 노동자 과반수 이상이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저희한테 상담을 받으시는 여성 노동자 80% 이상도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소규모 사업장 상담 사례가 훨씬 많기는 한데 대기업 여성 노동자들의 경우도 다르지 않고, 공공부문, 특히 공공부문 여성 노동자들의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대기업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상담이 조금 적은 이유는, 이미 이제 한 기업의 문제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하는 것을 알고 계시고, 임신한 몸으로 끝까지 대응해서 싸워보자고 마음먹기가 정말 쉽지 않은데요. 그러다보니까 드러난 수치가 대기업의 경우엔 좀 적고, 여성 노동자들이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비중이 높다보니까 그렇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절대적인 수가,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많은 거예요. 그렇다보니까 아무래도 이쪽의 상담건수가 더 많다, 하는 말씀이시고요. 하지만 대기업도 사정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공공부문 까지도 그렇다고요.
▶ 송은정 노동정책국장 / 한국여성노동자회:
네, 최근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비중이 높다보니까요. 출산 휴가는 1인 이상 사업장이면 누구나 적용되는 거고, 고용형태와 상관없이 적용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에서 일하시는 계약직 분들이, ‘계약직인데 출산 휴가 쓸 수 있느냐.’, ‘출산 휴가 신청했더니, 계약 연장이 되는 상황에서 계약 만료를 통보받았다.’, 이런 상담이 많습니다. 공공 부문조차도 모범 차용자 역할을 안 하고 있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사실 이런 일을 당하고 임신한 몸으로, 아이를 가진 몸으로 맞서서 싸운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잖아요, 대부분은 포기하기 마련인데 저희 앞서서 인터뷰 하신 분도, ‘어떻게든 싸우겠다. 그냥 이렇게 나가면 다음번에도 또 이런 일이 생긴다, 희생자가 생긴다.’, 이런 생각에 민원을 놓고 이렇게 대응을 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참 지금 육아휴직도 당연히 사용할 수 있어야 되고, 출산휴가도 다 가능해야 되는데, 만약에 이런 걸 어겼을 경우에 사업주들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 송은정 노동정책국장 / 한국여성노동자회:
법적으로는 출산휴가를 주지 않을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고요. 출산전후 휴가 기간이나 30일 동안 해고하지 못하는 규정을 위반했을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법적으로는 규정되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법적으로는 규정이 되어 있는데 실제로도 그렇게 되고 있어요?
▶ 송은정 노동정책국장 / 한국여성노동자회:
이번 국감에서 다루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인데요. 이 조항으로 처벌받은 사업장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이 되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요. 실제 징역까지 받는 사업주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그 문제도 잘 따져봐야 된다, 하는 말씀이시군요. 사실 출산휴가, 육아휴직, 근로자 당연한 책무인데 또 사업자들에게, 특히 영세사업자들에게는 좀 받아들여지기는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요. 하루 빨리 이런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시스템 자리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 송은정 노동정책국장 / 한국여성노동자회:
아, 정말 좀 고민인데요.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임신 출산이나 육아가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사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회적인 인식이 변해야 될 것 같고요. 임신, 출산, 육아가 우리 사회 전체 문제라고, 우리 모두에게 해당된다는 인식전환이 필요하고, 문제는 저희한테 사업주가 상담을 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최소한의 법제도를 모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교육과 홍보가 아직 좀 필요하고요.
정부 정책으로는 남성들이 배우자 출산 휴가나 육아 휴직을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서 남성, 여성 모두 출산, 양육 책임이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법 제도가 보장될 수 있도록 임신, 출산으로 인한 해고나 불이익에 대해서 보다 좀 강력한 사업장 관리감독이 필요하고 처벌도 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여성노동자회 송은정 노동정책국장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8시뉴스 다시보기] "임신했으니 나가라" 직장 여성 울리는 퇴사 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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