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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핵심 생존 키워드 '기동력·수비력'

슈틸리케호, 핵심 생존 키워드 '기동력·수비력'
울리 슈틸리케(60·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이 데뷔전에서 파격적인 전술 실험을 앞세워 '난적' 파라과이를 완파하면서 '기동력-수비력'이 태극전사의 생존 키워드로 떠올랐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그동안 벤치 설움을 겪어온 김민우(사간 도스)와 남태희(레퀴야SC)의 연속골을 앞세워 2-0으로 승리했다.

무엇보다 이번 승리가 팬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슈틸리케 감독이 펼친 '깜짝' 베스트 11 때문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팬들의 예상을 깨고 그동안 대표팀에서 백업 요원으로 활약한 선수들을 과감하게 선발로 내세웠다는 점이다.

조영철(카타르SC)이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선발 원톱 스트라이커를 맡은 가운데 김민우와 남태희가 각각 왼쪽 날개와 처진 스트라이커로 먼저 출전하는 행운을 경험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청용(볼턴), 기성용(스완지시티), 곽태휘(알 힐랄) 등 베테랑 선수들을 공격, 중원, 수비에 1명씩 배치하면서 A매치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과의 균형을 잡았다.

결과는 대성공.

무엇보다 선발 공격진으로 나선 조영철, 김민우, 남태희, 이청용은 기동력과 개인기가 좋아 스피드가 떨어지는 파라과이 수비진을 농락하며 연속골을 만들어냈다.

물 흐르듯이 이어지는 공격의 흐름을 끊는 선수는 기회를 따내기 어려운 '기동력 축구'가 슈틸리케 전술의 핵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전방 공격진 4인방은 그동안 한국 축구가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문전에서의 정확하고 간결한 패스와 상대 골대를 향하는 유효 슈팅까지 선보이며 팬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했다.

특히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에 앞서 공격진에게 '스페인 축구'를 머릿속에 그리라는 주문을 했다.

한국 축구의 무뎌진 결정력을 살리기 위해선 무책임하고 위협이 없는 단순한 측면 크로스보다 짧은 패스로 완벽한 기회를 만드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전반 14분 조영철의 완벽한 침투패스로 남태희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이 만들어진 것과 전반 32분 이청용에서 시작돼 이용을 거쳐 남태희까지 삼각패스가 이어지며 골이 된 장면은 빠른 기동력과 간결한 패스가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더불어 전방 4인방이 마음 놓고 패스워크를 발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원 미드필더로 나선 기성용-한국영(카타르SC) 조합의 완벽한 상대 1차 공격 차단도 큰 몫을 했다.

기성용은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 볼배급과 상대 공격저지 역할을 맡아 주장으로서 역할을 100% 수행했다.

그동안 코너킥과 프리킥을 담당해왔지만 이날은 조영철과 김민우에게 프리킥과 코너킥 키커 역할을 줬다.

세트피스 공격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아 역습을 허용할 때를 대비한 코칭스태프의 결정이었다.

특히 전방 공격진은 역습을 당하는 과정에서 수비에 헌신하면서 수비진의 부담을 덜어줬다.

이 때문에 체력이 빨리 소진되는 단점도 있었지만 '공격진이 1차 수비진'이라는 현대 축구의 흐름을 그대로 적용한 슈틸리케의 전술이 눈에 띄었다.

결국 수비력도 기동력과 마찬가지로 주전 경쟁의 핵심요소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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