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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이 밥먹여주나요?" 교사출신 택배기사 김명해씨

KBS 1TV '강연 100℃'는 12일 오후 8시 교사 출신 지하철 택배 기사 김명해 씨가 '체면이 밥 먹여 주나?'를 주제로 펼친 강연을 소개한다.

여든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김명해 할아버지는 지금도 직업이 있다.

바로 지하철 택배 기사다.

할아버지에게는 그전에 다른 직업이 있었다.

그는 평생 교직에 몸담았던 교사 출신이다.

서울대 사범대학교 졸업 후 교사가 된 김 할아버지는 교직 생활을 하면서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학위까지 딸 정도로 열심히 살았다.

교감직을 거쳐 장학사로 퇴직한 이후에는 10여 년 동안 대학 강사로 일하며 가르치는 일을 천직으로 여겼다.

하지만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72세에 완전히 교육계를 떠난 그에게는 상실감이 찾아왔다.

운동 삼아 등산, 테니스, 낚시 등 여러 가지 취미 활동을 했지만 만족감을 느낄 수 없었다.

규칙적인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구청 구직프로그램에 문의한 결과 실버택배원을 알게 된 그는 "이거다 싶어" 77세에 택배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하철 택배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3개월에 한 번씩 운동화를 살 정도로 수십 개의 계단을 수없이 오르내려야만 했고 주소를 잘못 알고 길을 헤매기도 하고, 지하철에 물건을 놓고 내린 일도 여러 번이다.

하지만 그 덕에 몸무게도 10kg 이상 줄고, 무릎 통증도 없어지고, 시력도 좋아지면서 더 건강해지는 걸 느꼈다.

또 사람들을 대하면서 겸손을 배우고, 손자들 용돈도 줄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처음에는 왜 힘든 일을 하냐며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고, 교감도 하고 대학 강단에도 선 사람이 무슨 지하철 택배 일이냐고 나무라는 사람도 많았다.

김 할아버지는 "그럴 때마다 체면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거우면 그게 최고라고 대답했다"고 말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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