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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연정 구성…분리주의 정당 첫 참여

벨기에 연립정부에 플랑드르 지역(네덜란드어권)의 분리를 주장하는 정당이 사상 처음으로 참여한다.

지난 5월 총선 이후 계속돼 온 벨기에 정치권의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8일(현지시간) 밤 타결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중도우파 성향의 새 연정에는 총선에서 1위를 차지한 분리주의 정당 '새 플레미시연대'(N-VA)와 네덜란드어권 기민당(CD&V) 및 자유당(Open VLD), 프랑스어권 자유당(MR) 등 4개 정당이 참여한다.

분리주의 정당인 N-VA가 연정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N-VA는 2010년 총선에서도 최다 의석을 차지했지만 벨기에의 분열을 우려한 주요 정당들의 반대로 연정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번 연정은 네덜란드어권 정당 3곳, 프랑스어권 정당 1곳으로 구성됐지만 총리는 프랑스어권인 MR의 당수인 샤를 미셸이 맡기로 했다.

38세인 미셸 신임 총리는 1840년 이후 벨기에 최연소 총리다.

벨기에는 하나의 언어권만으로는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해 MR은 연정 참여를 조건으로 총리 자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N-VA의 연정 참여로 플랑드르 지역의 분리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플랑드르 지역은 자신들이 낸 세금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프랑스어권(왈롱)을 돕는데 쓰인다는 불만에 분리해야 한다는 정서가 적지 않다.

특히 최근 독립투표가 부결된 스코틀랜드나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과는 달리 플랑드르 지역은 벨기에 국민의 다수(6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N-VA가 연정에 참여하면서 네덜란드어권에 호의적인 정책들이 실행되면 분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잦아들 가능성도 있다.

한 퇴직 관리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새 연립정부가 개혁을 실행하면 독립에 대한 논의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벨기에는 언어권별로 의석이 배분되는 구조에 따라 적게는 4~5개, 많게는 6~7개의 정당이 연정을 구성할 수밖에 없어 총선 후 매번 정부 출범에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 2010년 총선 뒤에는 사상 최장인 18개월 간 연정을 구성하지 못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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