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강남 "예능서 참았던 외로움 터져…바빠서 행복해요"

MBC '나혼자 산다' 등 출연…4년차 무명에서 예능계 샛별로 떠올라

"요즘 바빠서 너무 행복해요."

힙합 그룹 엠아이비(M.I.B)의 강남(27)은 이른 아침 전화 인터뷰였지만 "지금 미용실에 갔다가 방송 촬영하러 가는 길"이라며 "불과 한 달 전까지 스케줄 표가 비어 있었는데 요즘은 매일 일정이 '풀'이다"고 '자랑'했다.

그럴 만도 하다.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그는 2010년 일본에서 건너와 2011년 엠아이비로 데뷔했으나 4년째 '뜨지 못한' 무명 아이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안방극장 시청자들이 이 청년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강남은 지난 3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 출연 한 회 만에 엉뚱한 행동과 사교적인 성격으로 폭소탄 웃음을 유발하며 '매력남'으로 등극했다.

용산구 용문동 단독 주택에 혼자 사는 그는 아침에 일어나 전날 먹다 남은 식은 치킨을 뜯고, 지갑은 텅 비고 통장 잔고가 3천422원이면서도 '초긍정' 마인드를 발산하고, 처음 만난 낯선 사람과도 5분 만에 '절친'이 되는 친화력을 보여줬다. 지금껏 보지 못한 '이상한' 캐릭터다.

또 칼질이 예사롭지 않은 요리 실력에 유창한 언어 실력까지 갖췄다. 마치 헨리가 MBC '진짜사나이'에서 어설픈 캐릭터이면서도 천재적인 음악 재능으로 반전 매력을 보여준 것과 같다.

사실 예능인으로서의 싹은 이미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연예인이 학교생활을 하는 이 프로그램에서도 그는 학생들과 엄청난 친화력을 보여줬다.

방송사 PD들은 강남이 예능에 '뚝딱' 적응하는 모습에 '천재 아니면 바보'라고 의아해할 정도다. 그 덕에 MBC 새 예능 프로그램 '헬로 이방인'과 JTBC 새 예능 프로그램 '속사정 쌀롱'에도 캐스팅됐다. 화장품, 의류 등 광고 모델 제의도 잇따르고 있다.

강남은 이 같은 인기에 대해 "요즘 길거리를 지나갈 때면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다"며 "사인을 해달라거나 사진을 찍어달라시는데 너무 기분이 좋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원래 그렇게 사교적이냐"고 묻자 '사교적'이 무슨 뜻이냐고 물은 뒤 "외로움을 많이 타서 집에서도 어디로든 전화를 많이 한다"며 "밖에 나가니 참았던 외로움이 터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어서 늘 따라다니는 카메라가 부담스럽지는 않느냐는 물음에도 "전혀 안 불편하다"며 "얼굴을 안 씻고도 출연하니까 제작진이 '제발 BB 크림은 바르라'고 하더라. 소속사에서 BB 크림을 사줬다"고 웃었다.

사실 강남은 일본 연예계에서 먼저 데뷔했다.

2008년 일본에서 밴드 KCB의 보컬로 데뷔했다. 이 팀에는 일본 인기 그룹 오렌지 레인지의 드러머도 있었는데 석장의 음반을 냈지만 큰 반응을 얻지 못해 2010년 해체했다. 이후 지인의 소개로 일본에서 정글엔터테인먼트 오디션을 본 뒤 엠아이비에 합류해 한국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러나 이곳의 삶도 만만치 않았다. 엠아이비로 여러 장의 음반을 냈지만 치열한 아이돌 시장에서 쉽사리 주목받지 못했다.

그는 "솔직히 포기하고 '다른 인생을 찾아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힘들었다"며 "일본에선 아버지가 용돈을 주셨는데 강하게 키우겠다며 자립하라고 해서 이곳에 와서는 경제적으로 힘들었다. 소속사 사무실에 가서 하루 한 끼를 먹더라도 나이가 들다 보니 아버지에게 손 벌리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방송에 출연하면 인지도가 올라가는데 한국에선 음악 방송에 나오더라도 사람들이 인정해줘야 뜰 수 있더라"며 "기획사의 힘을 떠나 우리가 잘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학교 다녀왔습니다'를 통해서도 느낀 게 많다고 했다. 그는 중3 때 하와이로 유학을 갔다가 고3 때 일본으로 다시 건너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인천외고에 갔는데 제가 경험한 고등학교 생활과 달랐어요. 그곳 학생들은 밤 12시까지 공부하고 다음 날 아침 6시에 일어나더라고요. 1학년 때부터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이 어른스럽고 존경스럽고 멋있었어요. 그 모습에 제가 공부를 안 한 게 후회되더라고요. 만약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다른 인생을 살았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하."

그는 지금 겪고 느끼는 모든 과정이 "솔직히 얘기해서 꿈 같다"고 말했다.

"전 한 게 없는데 제작진, 시청자들이 잘 봐준 것 같아요. 꿈이 깰까 봐 요즘은 잠이 안 와요. 힘들었던 만큼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할 겁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