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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공항서 체온으로 에볼라 환자 식별 못해"

미 전문가 "공항서 체온으로 에볼라 환자 식별 못해"
미국 내 첫 에볼라 감염 환자의 사망으로 의료 당국이 공항 검색 시스템 강화를 서두르는 상황에서 체온 점검만으로는 실효성이 낮다는 주장이 나왔다.

조지타운대학의 래리 고스틴 지구보건법 교수는 8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방송 NPR와의 인터뷰에서 "체온 검사는 나쁘지 않지만, 이 방법이 에볼라 바이러스로부터 미국을 보호할 만큼 확실하게 검증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립보건원(NIH)은 자국에 입국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체온을 재는 입국 검색 시스템을 미국 내 각 공항에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그러나 고스틴 교수는 여러 사례와 개인 경험을 토대로 체온 검사로는 에볼라 의심 환자를 명확하게 가려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2003년 중증호흡기증후군(사스·SARS) 창궐 당시 호주의 검색 사례를 들었다.

고스틴 교수는 당시 호주 당국이 각 공항에서 입국하는 180만 명을 대상으로 체온 검사를 시행해 고열 증상을 보인 794명을 상대로 사스 추가 검진을 했으나 아무도 감염 확진을 받지 않았다며 싱가포르와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고 소개했다.

또한, 수천 명의 관광객은 검사가 길어진 통에 계획에 차질을 빚었다.

감염 의심자 중 일부의 증상은 체온 검사 후 일주일 후 나타난 바람에 방역 당국으로서도 '원천 봉쇄' 효과를 얻지 못했다.

고스틴 교수는 또 항공사나 여타 다른 사람들이 이런 상황을 역으로 이용해 잘 헤쳐간다는 점도 설파했다.

'사스' 유행 당시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한 그는 항공사 승무원이 일등석 승객에게 해열제인 타이레놀을 나눠주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미리 약을 복용해 탑승객들이 체온 검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도록 항공사에서 손을 쓴 셈이다.

고스틴 교수는 곧 도입될 미국 내 에볼라 검색 시스템도 예산과 인력 낭비를 초래해 정작 필요한 상황에 돈과 방역요원을 투입하지 못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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