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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쿠르드 찬반 세력 충돌…"최소 19명 사망"

동부 6개 도시 통행금지, 도심에 탱크 배치…사실상 '비상사태'

터키, 쿠르드 찬반 세력 충돌…"최소 19명 사망"
시리아 쿠르드족 도시 코바니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점령될 위기에 놓이자 터키에서도 쿠르드 찬반 세력 간 충돌로 최소 19명이 사망하는 등 극심한 혼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터키 언론들은 8일(현지시간) 정부가 코바니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고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격화해 사망자가 늘고 있으며, 쿠르드족이 다수인 동부 도시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지고 탱크가 배치되는 등 소요사태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일간지 휴리예트는 전날부터 격렬해진 시위로 19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는 대부분 쿠르드 찬반 세력 간 충돌로 발생했다고 전했다.

충돌한 양측은 터키 헤즈볼라 지지자와 터키의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의 지지층이다.

터키 헤즈볼라는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와 이름이 같지만 별도의 조직으로 1990년대 쿠르드 활동가들을 살해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다.

쿠르드족이 다수인 시위대는 "살인자 IS, 협력자 AKP(집권 정의개발당)"라는 구호를 외치며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고 PKK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시위대를 공격했다.

사망자가 가장 많은 도시는 터키 쿠르드족의 수도 격인 동부의 디야르바크르로 10여명이 숨졌으며 이 가운데 5명은 헤즈볼라 지지자로 알려졌다.

헤즈볼라와 연계됐다고 알려진 정당인 휴다파르의 바하틴 데멜 부대표는 PKK의 청년 지부가 휴다파르의 디야르바크르 지부를 공격했으며 당원이 최소 4명 사망했다고 밝혔다.

휴다파르의 간부인 메흐메트 이을마즈도 트위터에 "우리는 쿠르디스탄(쿠르드족 거주 지역)의 모든 곳에서 공격 받았다"며 "PKK와 HDP가 정치적 집단학살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PKK를 지지하는 소셜미디어 계정들은 "휴다파르 조직원들을 즉각 처단하자"는 글을 올렸으며 헤즈볼라 지지자들도 트위터에 이번 충돌로 숨진 PKK 지지자를 찍은 사진을 올리는 등 소셜미디어 상에서도 충돌했다.

디야르바크르는 전날 밤 10시부터 통행금지령이 내려졌으며 도심에는 탱크가 배치돼 군인들이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이곳의 학교는 모두 휴교했고 항공편도 취소됐으며 시내 은행지점과 현금인출기 등이 대거 파괴됐다.

동부 마르딘에서는 휴다파르의 당원들이 쿠르드족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 시르트에서도 시위 과정에서 2명이 사망했으며 1명이 중태에 빠졌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동부 무시에서는 시위 참가자 1명이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마르딘과 시르트, 반, 하카리 등 다른 동부 도시 5곳에도 통행금지와 휴교령이 내려졌으며, 메르신과 아다나 구간의 철도 운행이 중단됐다.

이스탄불에서도 전날 밤부터 시위대가 주유소에 화염병을 던지고 버스에 불을 질렀으며, PKK에 강경한 야당인 민족주의행동당(MHP) 건물에 방화를 시도하는 등 과격한 시위가 벌어졌다.

이스탄불 당국은 시위대 98명을 연행했으며 경찰관 8명 등 3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크르츠다로울루 대표는 국민에 상식을 찾자고 촉구했으며 셀라하틴 데미르타시 HDP 대표는 시위대가 터키 국기와 터키의 국부인 아타튀르크 흉상을 파괴한 것을 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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