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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가 더 좋아 보여서? 한글 외면하는 지자체

<앵커>

오늘(9일)이 568번째 한글날인데 세종대왕님께 좀 부끄러운 뉴스 하나 전해 드리겠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아름다운 우리 글은 외면한 채 외국인도 이해하기 어려운 영어 홍보 문구만 앞다퉈 만들고 있습니다.

KNN 김민욱 기자입니다.

<기자>

옛 부산의 중심이자, 동래학춤으로 유명한 부산 동래구, 이 지자체의 구호는 순우리말로 지어진 '얼쑤 동래'입니다.

흥에 겨워 춤을 출 때 내는 추임새가 '얼쑤'로, 즐겁고 활기찬 구 분위기를 전달합니다.

[박자호/부산 동래구청 기획감사실장 : 우리 충절의 고장이고 역사의 고장이니까 영어 보다는 순수한 한글이 우리 구민들의 구미에도 맞고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선정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다이나믹 부산, 필(feel) 경남을 비롯해 나이스, 스마일, 브라이트, 엑설런트 등 대부분은 영어식 표어입니다.

표어를 쓰는 부산·경남 지자체 29곳 가운데 영어나 한자어가 아닌 한글을 쓰는 곳은 전체 8곳으로 30%가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국제화 시대에 맞춰 영어식 표어나 구호를 선정해 왔다고 밝혀왔습니다.
 
그렇다면 외국인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지자체들이 사용하는 순우리말 표현과 영어식 표현을 각각 보여준 뒤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발렌타인/프랑스 : 전 '얼쑤'가 더 좋습니다. 더 전통적이고, 한국어이기 때문입니다.]

[마이클/잉글랜드 : 저는 한국 단어가 더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만, 외국인 여행자를 위해 조금 쉬우면 좋겠어요.]

처음엔 낯설 수 있지만, 외국인들에게도 순우리말 표어가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권경근/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 그만큼 지자체에서도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외래어 내지 외국어를 써야지 뭔가 나아 보이고 좋아 보이는 그런 인식이 알게 모르게 스며든 것 같습니다.]

거리를 점령한 외국어·외래어, 지자체부터 한글 순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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