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하우스푸어 사업하면서 대출없는 직원주택 매입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하우스 푸어' 대책인 희망임대리츠 사업을 벌이면서 대출이 전혀 없는 직원들의 주택까지 매입해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내부자에 대한 특혜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우스 푸어란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출금 상환 부담 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오늘(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상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LH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H는 희망임대리츠 사업을 통해 직원과 그 가족이 소유한 주택 6채를 매입했습니다.

이 가운데 2채는 부채가 전혀 없는 주택이었고, 나머지 4채도 채무 비율이 18.9∼35.3%에 불과했습니다.

또 희망임대리츠 사업은 싼값을 써낸 사람의 주택을 우선 매입하는 '역경매'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직원들의 주택 6채 중 3채는 시세보다도 비싸게 매입됐습니다.

여기에 들어간 예산은 총 16억1천800만원이었습니다.

김 의원은 "LH 사업 담당자는 당시 사업 목표량이 미달하자 추가로 직원 주택을 매입했다고 밝혔다"며 "결국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대출이 없거나 미미한 아파트를 회사가 나서서 시세보다 비싼 값에 매입해준 것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LH는 또 2010년 이후 직원이나 그 배우자 또는 부모 명의의 다세대·다가구 주택 6채를 매입했습니다.

기존 주택을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매입임대주택으로 쓰기 위해서였습니다.

이 중 2채는 특정 직원의 부친이 소유한 주택으로 2010년과 2012년에 걸쳐 잇따라 매입됐고 그중 1채는 준공된 지 20일 만에 LH가 사들였습니다.

또 이 직원은 매입을 담당하는 부서는 아니지만 매입임대주택을 관리하는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다세대·다가구 주택 매입에는 총 36억7천800만원이 투입됐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중 일부는 매입 이후 지금까지 줄곧 빈집으로 남아 있는 등 임대주택 구실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택 6채를 가구 수로 따지면 62가구인데 그 중 2010년 매입한 경기 수원시 영통구의 다가구 주택은 9가구 중 4가구가 줄곧 미임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들 4가구를 포함해 6가구가 현재 미임대 상태입니다.

김 의원은 "LH의 임직원 행동강령에 따르면 혈연 등의 특혜를 배제하고 공사와 직원 간 계약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런데 LH가 시행하는 사업에서 직원 및 그 가족의 주택을 매입한 사례가 발견되는 것은 또 다른 방만경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LH 관계자는 "희망임대주택 사업은 전 국민에게 공고하고 역경매 방식을 도입해 특정인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오해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1차 사업 때는 LH 직원을 제외했고, 2차 때는 매입 목표량에 미달돼 후순위로 직원 주택을 6가구 매입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국민적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앞으로는 직원을 사업 대상에서 배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