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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소강국면서 '찬반논쟁' 벌어지는 홍콩의 몽콕거리

시위 소강국면서 '찬반논쟁' 벌어지는 홍콩의 몽콕거리
'중공(중국공산당)이 중국을 의미하지 않듯이 애국이 애당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시위대의 플래카드)
'법치를 보호하고 보통선거를 보호하자. 폭력에 반대하고 센트럴(中環) 점령에 반대한다.' (시위 반대파의 플래카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 발표로 촉발된 홍콩 시민의 반중 시위 사태가 열흘째로 접어든 7일 시위대의 주요 거점 가운데 한 곳인 까우룽(九龍)반도 몽콕(旺角) 거리에는 시위대와 시위 반대파의 주장이 담긴 플래카드가 각각 내걸렸다.

시위대와 홍콩 정부가 이번 주 안에 공식 대화를 하기로 전날 합의한 탓인지 시위대의 숫자는 눈에 띄게 줄었다.

수만 명의 시위대가 운집했던 지난 2일 저녁과는 달리 이날 오후에는 100명 안팎의 시위대만 이번 반중시위의 상징인 우산을 쓰고 앉아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 나란히 걸린 시위 찬반 진영의 플래카드를 통해 이곳이 시위대와 친중(親中)성향 시민단체 간 충돌이 격렬했던 지역임을 실감케 했다.

주변 거리 곳곳에서는 시민들이 이번 시위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전직 엔지니어인 대니얼 첸(61) 씨는 "고작 몇십 명의 학생이 이 넓은 거리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하기 전에 극단주의자들은 물러가야 한다"며 시위대를 비판했다.

반면 옆에서 듣고 있던 버지니아 펑 할머니(60대)는 첸 씨의 말을 가로막으면서 "이곳의 많은 시민이 학생들을 지지하고 있으며 당신처럼 불평하는 사람은 극소수"라며 "중국에서 돈을 받은 친중파가 오든, 삼합회가 오든 경찰이 지켜줄 것이기 때문에 겁낼 필요 없다"고 학생들을 독려했다.

그는 "은퇴 전에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한국이 보통선거를 쟁취한 과정을 지켜봤다"며 "한국 국민처럼 나도 죽기 전에 내 손으로 내 땅의 대표를 뽑고 싶다"고 말했다.

몽콕을 떠나 시위대가 상대적으로 많은 애드미럴티(金鐘)로 가니 이번 시위의 상징물인 우산으로 탑을 쌓은 '우산 탑', '대형 노란 리본', 우산을 든 사람 형상을 널빤지 조각으로 만든 '우산혁명상' 등의 각종 전시물이 눈에 띄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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