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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기립박수 받은 박지성

10월 5일(일) 오전 11시 50분(영국 현지 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는 우리 축구팬들을 흐뭇하게 만든 특별한 이벤트가 펼쳐졌습니다. 아시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맨유 홍보대사를 맡게 된 박지성의 공식 위촉식이 에버튼과 정규리그 경기에 앞서 열린 겁니다. 7만 6천여 관중이 올드 트래포드를 찾은 날이었고, 특히 박지성의 오랜 스승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함께 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올드 트래포드에 계신 신사 숙녀 여러분. 맨유 홍보대사 박지성을 뜨거운 박수로 맞아주시기 바랍니다!"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 멘트와 함께 박지성이 등장하자 관중들은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고, 박지성은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로 걸어 나왔습니다.  박지성이 올드 트래포드를 다시 찾은 것은 2012년 5월 2일 맨체스터 시티전 이후 2년 5개월 만이었습니다. 박지성은 7년 동안의 맨유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그해 여름 퀸즈 파크 레인저스로 이적했고,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을 거쳐 지난 5월 현역에서 은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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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유의 홍보 대사를 맡게 돼 영광입니다. 이렇게 올드 트래포드로 돌아와 퍼거슨 감독님, 그리고 세계 최고의 맨유 팬들과 다시 함께 하게 돼 정말 기쁩니다." 박지성은 영어로 팬들에게 소감을 전했습니다. 지난 2005년 에인트호벤에서 뛰던 박지성을 직접 영입했던 퍼거슨 감독은 흐뭇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박지성과의 추억을 얘기했습니다.

 "박지성은 정말 훌륭한 선수였습니다. 어떤 포지션, 어떤 역할을 맡겨도 늘 열정적이고 집중력 있게 경기에 임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지난 2009-2010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AC밀란과 16강전에서 박지성이 밀란의 핵심 선수 피를로를 완벽하게 봉쇄했던 일을 꼽았습니다. "박지성은 그때 피를로를 꽁꽁 묶었습니다. 그게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박지성의 홍보대사 위촉식 영상을 보면서 저 역시도 뿌듯한 마음과 함께 예전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박지성의 맨유 입단 첫해 주말마다 박지성 경기 중계를 지켜보면서 환호하고 때로는 안타까워했고, 박지성의 활약상을 뉴스로 전하던 기억, 그리고 박지성의 역사적인 프리미어리그 1호 골을 바로 그 올드 트래포드에서 직접 지켜보고 인터뷰까지 했던 행복했던 시간도. (2006년 4월 9일 아스널전이었습니다.) 

  박지성이 뛰던 시절 우리에게도 '국민 구단'이나 다름없던 맨유는 박지성이 떠난 뒤로 국내 팬들에게 '애증의 대상'이 됐던 게 사실입니다. 공교롭게도 박지성의 빈자리를 일본의 간판스타 카가와 신지가 메운 모양새가 되면서 더욱 그랬습니다. 그래서인지 퍼거슨 감독이 물러난 뒤 지난 시즌 추락하는 맨유를 보면서 약간 고소(?)하다는 느낌이 든 건 저만 그럴까요?  박지성을 구단의 레전드로 인정해준 맨유, 그리고 돌아온 박지성에게 기립박수를 보내준 맨유 팬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 보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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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성과 부인 김민지 전 SBS 아나운서가 퍼거슨 감독과 함께 찍은 사진도 화제가 됐습니다. 박지성-김민지 부부의 결혼에 '오작교' 역할을 했던 배성재 아나운서가 김민지 씨를 대신해 SNS에 올린 사진입니다. 퍼거슨 감독의 '아빠 미소'가 훈훈하군요.

  박지성은 앞으로 맨유의 전설인 보비 찰턴과 퍼거슨 감독을 비롯한 기존의 홍보대사 7명과 함께 세계 각국의 팬들을 만나 맨유의 얼굴로 활동합니다. 아름답게 다시 이어진 박지성과 맨유의 인연이 반갑습니다.  '인생 후반전'을 성공적으로 시작한 박지성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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