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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최경주 "남자골프도 관심 좀 가져주세요∼"

"대회 무산 위기에서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br>"백스윙 힘이 있는 한 계속 출전할 것"

[취재파일] 최경주 "남자골프도 관심 좀 가져주세요∼"
6일 낮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골프대회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최경주 프로는 할 말이 참 많아 보였습니다. 첫 인삿말부터 "작심을 하고 이 자리에 나왔다"며 "남자골프에도 관심 좀 가져달라"고 돌직구를 날렸습니다.

이번주 목요일(9일) 레이크힐스 순천 CC에서 나흘동안 열리는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대회가 무산될 뻔했다가 어렵게 성사된 과정을 설명하며 그동안 겪었던 마음 고생을 털어놓았습니다.

"예정된 대회 개막일 4주 전에야 개최가 결정될 정도로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나는 비즈니스맨이 아닙니다. 성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선수입니다. 그런데 대회 개최가 난관에 봉착하고 여기에 온통 신경을 쏟다보니 PGA 대회에 나가서도 샷이 제대로 맞을 턱이 있나요? 여자 대회에는 스폰서가 줄을 서는데 PGA 투어 아시아 최다승 기록 보유자가 아시아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건 대회를 개최하는 데 나서는 기업이 없다는 이 상황에 대해서는 우리 선수들을 비롯해서 남자 골프협회 관계자 모두가 깊이 반성해야할 부분입니다."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은 2011년 창설돼 2013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아시안투어로 열렸지만 올해는 타이틀 스폰서와 대회장을 구하지 못해 자칫 무산될 위기를 맞았다가 4주 전 극적으로 개최가 성사됐습니다.

최경주는 "여건상 대회 개최가 어려우니 올해는 한 차례 쉬자며 만류하는 분들도 있었고 나 또한 잠시나마 대회를 접으려고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대회라는 것이 한번 건너뛰게 되면 그 다음에 다시 열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경기는 어떻게 해서든지 계속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고 기도했다"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전국적으로 4개의 골프장과 골프텔을 보유하고 있는 레이크힐스 골프그룹이 순천의 골프장을 아무 조건 없이 내주고 선수들의 식·음료까지 제공하겠다고 제안을 해오면서 꼬였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까지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던 CJ그룹과 2015년 프레지던츠컵 국내 유치에 앞장섰던 유진 풍산그룹 회장 등이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입니다.

최경주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준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뼈 있는 말을 던졌습니다. "이번에 정말 많은 걸 또 배웠습니다. 진짜 내 편이 누구인지 정말 한국 남자골프의 발전을 위해 걱정하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누구인지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최경주는 한국 남자골프가 살아야 골프 산업이 살고 스포츠 산업이 살고 대한민국의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내가 골프를 시작할 때는 최상호, 박남신, 최광수, 박노석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많았습니다. 협회와 선수, 언론이 합심해 남자 골프가 그 시절로 돌아가야 합니다. 1990년대의 전성기에 버금가는
한국남자골프의 부흥을 위해 내 자신부터 작은 밀알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최경주는 "대회장이 전남 순천이라 멀다고 생각하시는 기자 분들이 있는데 이건 장소의 문제가 아니라 관심과 애정의 문제입니다. 부디 많이들 내려오셔서 좋은 기사 많이 써주시기 바랍니다. 정말 우리 남자 선수들 불쌍합니다. 여자 대회는 거의 매주 열리는데 남자 대회는 무려 두 달 만에 열리는 겁니다. 그래서 처음엔 이번 대회 출전선수를 78명으로 제한할까 하다가 보다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겠다는 생각에서 120명으로 출전 쿼터를 늘렸습니다."

골프 관련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진실성과 절박함이 묻어났습니다. 최경주는 골프라는 스포츠를 바라보는 일부의 비뚤어진 시각에 대해서도 거침 없이 일침을 가했습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골프가 각종 비리에 연루된 것 같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비우호적 언론 보도의 영향이 큽니다. 언론에서도 이런 이미지를 없앨 수 있게
좀 도와주셔야 합니다."

최경주는 PGA투어 통산 상금랭킹 17위(3002만 5453달러)로 시니어투어 영구 시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만 50세가 되는 2020년부터 시니어투어에 나설 수 있습니다. 은퇴 시기를 묻자 "백스윙 할 힘이 있는 한 계속 대회에 나올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최경주는 기자 간담회를 마친 뒤 대회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곧바로 대회 개최지인 순천으로 내려가면서 기자들을 향해 다시 확인 멘트를 날렸습니다.

"순천에서 봅시다~"

스스로 KPGA의 홍보대사로  '일당 백'을 하고 있는 최경주프로에게 한국프로골프협회와 선수들은 큰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현장에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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