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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빛을 보는 수원 서정원의 '믿음 축구'

마침내 빛을 보는 수원 서정원의 '믿음 축구'
"서정원 감독의 리더십이 이제야 팀 전체에 고루 스며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전통강호' 수원 삼성의 상승세가 무섭다.

시즌 초반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6위까지 밀렸던 수원은 5일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1-0으로 승리하면서 최근 9경기 연속 무패(5승4무)행진을 거두고 마침내 2위로 올라섰다.

그동안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치열한 선두 다툼의 틈바구니에서 조용히 3위 자리를 유지하며 차분하게 차곡차곡 승점을 쌓아온 수원은 최근 포항이 4경기 연속 무승(2무2패)의 부진에 빠지면서 2위 자리로 뛰어올랐다.

30라운드까지 치러진 K리그 클래식에서 수원은 승점 54를 기록, 선두 전북(승점59)을 바짝 뒤쫓으며 내심 1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수원은 K리그에서 항상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전통 강호다.

하지만 지난해 K리그에서 5위로 마감하면서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놓치는 등 '이름값'을 제대로 못 했다.

올해도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았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전급 선수들의 잇따른 입대와 스타급 선수 부재라는 악재에 짓눌렸다.

개막도 하기전에 주전 수비수 민상기가 전지훈련 도중 무릎 인대를 다치고, 정대세마저 부상에 시달리며 시즌 초반부터 '베스트 11' 꾸리기도 벅찼을 정도다.

여기에 브라질 공격수 로저마저 별다른 활약을 못하고 겉돌면서 선두권 상승의 원동력을 찾지 못했다.

'젊은 지도자' 서정원(44) 감독은 시즌 초반 4경기에서 단 1승만 거두면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지만 '인내'를 선택했고, 항상 선수들에게 웃음을 잃지 않았다.

수원 관계자는 "시즌 초반 힘든 시기에 팀 성적까지 나빠지면서 팀 분위기가 곤두박질했지만 서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았다"며 "시간이 걸려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믿음을 준 결과가 이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질타보다는 칭찬을 앞세운 서 감독의 긍정적인 '믿음의 리더십'이 이제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서 감독이 가장 우선으로 치는 덕목은 겸손함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는 말처럼 서 감독은 시즌 초반 부진에 빠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데 주력했다.

서정원 감독은 '인생의 스승'으로 모시는 데트마르 크라머 전 한국 올림픽대표팀 총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서 감독은 "올림픽 대표팀 시절에 1대1 찬스를 많이 놓치고 나서 풀이 죽어 있었는데 크라머 감독으로부터 '열심히 뛰는 너의 플레이에 감동을 받았다'는 말을 듣고 나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시즌 초반 팀에 적응에 실패해 팀을 떠나고 싶다고 고백한 공격수 로저를 설득시켜 꾸준히 출전기회를 줬다.

결국 로저는 수원의 최근 9경기 무패 동안 5골을 쏟아내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로저는 5일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도 결승 헤딩골을 꽂아 팀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서 감독의 '믿음 리더십'이 팀에 뿌리를 내리면서 수원은 최근 9경기 동안 단 4실점에 그칠 정도로 조직력이 향상됐다.

더불어 2014 브라질 월드컵 이후 슬럼프에 빠져든 골키퍼 정성룡도 9경기 무패 동안 5경기에서 무실점 방어를 펼치면서 기량을 회복했다.

수원 관계자는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합숙에 나설 정도로 팀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최근 하태균, 이상호 등 공격진들이 제대하고 복귀하면서 공격력도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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