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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미 공습 안 먹히는 시리아 IS, 왜일까?

[월드리포트] 미 공습 안 먹히는 시리아 IS, 왜일까?

정규진 기자 soccer@sbs.co.kr

작성 2014.10.05 13:39 수정 2014.10.05 17:2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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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최대 화두는 여전히 이슬람 수니파 반군으로 통하는 IS(ISLAMIC STATES)입니다. 미국은 IS 격퇴를 위해 국제연합전선을 구축하며 시리아와 이라크 일대를 공습하고 있습니다. 이라크는 8월 8일부터, 시리아는 9월 23일 공습을 개시했습니다. 이라크에선 IS의 세력 확장이 주춤해지면서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자치정부의 페쉬메르가가 모술댐을 비롯해 이라크 접경지역의 요충지도 탈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시리아 내 IS는 미국을 비웃듯이 북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시리아 최북단에 위치한 쿠르드족의 주요도시인 코바니를 포위했다는 소식과 함께 쿠르드족 수십만 명이 피난길에 올랐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IS가 터키 국경 바로 앞에서 교전을 벌이다 못해 터키 영토로 유탄이 날아올 정도가 됐습니다. 도대체 이라크와 시리아 상황이 뭐가 다르길래 한쪽은 IS가 주춤한 반면 다른 한 쪽은 기세가 꺾일 줄 모르는 것일까요?

1. 한 번 당했지 두 번 당하진 않는다.

미국은 이라크 내 IS를 먼저 공습했습니다. 한 달이 다 되갑니다. 이라크정부군의 허술한 공습만 받아온 IS에게 F-15, F-16 전투기와 소리 없는 무인폭격기 드론을 동원한 미국의 정밀 타격은 초반 큰 위협이 됐습니다. 기고만장하던 IS도 자연히 몸을 움츠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반면, 시리아 내 IS는 옆 동네 친구들이 당한 걸 뻔히 다 알고 있고 미국의 공습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파악을 했을 겁니다. 이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했을 것이고요. 얼마 전 CNN에서 IS 조직원의 인터뷰를 실었는데 IS가 “미군 레이더와 위성 추적을 통해 근거지를 파악했다는 것을 알았고 이 때문에 예비 기지도 마련해뒀다”고 말하더군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의 장악력도 비교해봐야 합니다. IS는 이라크에 비해 시리아에서 오랫동안 기반을 다져왔습니다. 수도인 락까에선 이슬람원리주의에 입각한 행정력까지 시험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미국이 민간인 피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의식하는 점을 이용해 민간인 사이로 숨어들어가는 전술을 활용하면서 미국의 공습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습니다.

시리아와 이라크 내 IS의 병력 규모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이라크 내 SI는 1만여 명 정도로 추산되지만 시리아 내 IS는 3만 명 이상의 조직원들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병력의 규모도 다르니 같은 세기로 때린다고 같은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겠죠. 그만큼 시리아 내 IS가 버티는 힘이 있어 미국의 공습에 아랑곳하지 않고 쿠르드족을 밀어부치며 진격을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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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는 시리아정부군에서 빼앗은 탱크와 지대공미사일로 중무장했습니다.

2. 땅을 놓고 싸우는 전쟁, 공습의 한계

이런 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무엇보다도 지상전의 수준 차가 가장 큰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공중에서 융단폭격을 퍼부어도 결국엔 '내 땅이요' 하고 직접 가서 깃발을 꽂아야 내 땅이 되듯이 IS 격퇴의 최종단계는 지상군입니다. 이라크에는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자치정부의 페쉬메르가라는 나름 정규훈련을 받은 병력이 있습니다. (사실 IS에 밀려서 도망가는 오합지졸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이들은 미국과 독일, 체코에서 나름 제대로 된 무기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IS에 밀려 무기도 버리고 도망갔던 오합지졸이라도 그래도 미국이 공습을 해주면 힘 빠진 IS를 쓰러뜨릴 능력은 갖춘 정규군입니다.

반면 시리아는 사분오열 상태입니다. 시리아 정부군과 이들과 싸우는 시리아 온건파 반군(자유시리아군)에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 그리고 IS… 서로가 다 서로를 적대시할 뿐 서로를 돕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제대로 힘 좀 쓰고 정규병력을 갖춘 게 시리아 정부군이지만 이들은 미국의 적입니다. 미국이 폭격을 한 뒤처리를 맡길 수 없는 관계죠. 시리아에서 현재 IS의 북진을 겨우 막고 있는 지상병력은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 뿐입니다. 이들은 정규군도 아니고 그저 자동소총이 무기의 대부분인 그야말로 민병대입니다. 게릴라전은 강해도 전면전은 아주 약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명분을 이유로 미국을 제외한 서방국가들은 시리아 개입을 꺼리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라크와 달리 시리아 내 쿠르드족에게는 무기를 공급하는 나라도 없습니다. 이런 쿠르드족 민병대가 (무기가 어떻든지 이들의 용맹성은 인정해주고 싶습니다) 결사항전의 각오로 IS의 진격을 막아내고 있지만 탱크와 중화기로 무장한 IS를 상대로 얼마나 오래 버틸지는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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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 YPG에는 직접 전장에 나서는 여성대원들도 많습니다.

IS가 터키 국경 바로 앞까지 밀고 오면서 터키도 군사행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터키도 지상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시리아 북부에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IS 격퇴를 위해서 그나마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시리아 온건파 반군인데 이들은 시리아 정부군의 폭격을 우려해 쉽게 시리아 북부로 진격을 못하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시리아정부군 전투기가 뜨지 못하도록 시리아 북부를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자는 겁니다. 그래야 터키군도 시리아에서 마음 놓고 지상작전을 수행할 수 있겠죠.

3. 美 지상군 투입한다? 안 한다?

미국은 IS를 단순 개체가 아닌 네트워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틈만 나면 암 덩어리, 죽음의 네트워크 등으로 표현하죠. 그래서 들고나온 전략도 ‘분쇄 + 파괴’ 입니다. 일단 여기저기 틈나는 대로 두들겨서 네트워크를 찢어놓은 다음에 하나하나 부수겠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장기전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분쇄 부분은 폭격을 말하는 것이고 파괴는 아무래도 지상작전 수행이 필요하겠죠. 미국이 지상군 투입을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따로 설명하진 않겠습니다.

직접 필드에서 뛸 생각이 없는 미국은 이 지상군의 역할을 시리아 온건파 반군에게 맡긴다는 생각입니다. 대신 잘 가르쳐서 잘 뛰게 만들겠다고 합니다. 그러려면 적어도 6개월은 걸릴 것이란 말이 나옵니다. 그리고, IS 격퇴의 큰 그림이 다 완성되려면 3년은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과연 오바마 행정부가 자기 입으로 장기전이라 말하지만 그 오랜 시간을 미국민의 지지를 유지하며 IS 격퇴를 완성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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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자랑하는 최신형 스텔스 전투기 F22

시리아 내 IS를 공격하는데 아랍국가들은 끌어 들였지만 영국과 프랑스, 독일 같은 서방국가들은 끌어 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야 이라크 정부의 공식 요청도 있고 소수민족 보호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시리아의 경우 서방국가는 시리아 정부를 IS 다음으로 몰아내야 할 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UN과 같은 국제사회의 형식적인 승인도 없습니다. 국제연합전선을 구축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미국이 거의 모든 책임을 지는 싸움이 됐습니다.

미국은 이제 발을 뺄래야 뺄 수 없는 처지가 됐습니다. 그런데, 공습의 효과가 미미하다? 무용론이 나온다? 오바마 행정부에겐 타격이 될 것입니다. 공습은 IS를 위축은 시켜도 몰아내진 못합니다. 수렁에 빠지기 싫어 단연코 거부한 지상군 투입이 결국엔 오바마 행정부의 발목을 잡을 것인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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