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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신용등급 강등위기 모면…피치 "등급 유지"

터키, 신용등급 강등위기 모면…피치 "등급 유지"
터키가 성장세 둔화와 지정학적 위험, 자본유입 정체 가능성 등에 따라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현 수준을 유지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4일(현지시간) 터키의 국가신용등급과 등급전망을 각각 'BBB-'와 '안정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피치는 이번 결정은 지난 2012년 11월 터키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에서 1단계 높은 'BBB-'로 상향한 배경인 금융과 재정 부문의 양호한 건전성이 대체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피치는 경상수지 적자와 대출 증가세가 개선되는 등 거시경제가 균형을 찾아가고 있어 자본유입이 급격히 중단되는 '서든 스톱(sudden stop)'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치는 터키의 거시건전성 강화 정책에 따라 비금융 부문의 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말 25%였으나 올해 상반기에 17%로 안정됐고 올해 1~7월 경상수지 적자는 작년 동기 대비 40% 줄었다고 밝혔다.

다만 피치는 경제정책의 변화 가능성과 지정학적 위기 등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금의 변동성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지적했다.

터키는 올해 들어 리라화 가치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승으로 수출이 경제성장을 주도했으나 터키의 2, 4대 수출시장인 이라크와 러시아로의 수출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장을 받고 있다.

그러나 피치는 터키 경제의 외부 충격에 따른 회복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지난 4월과 2월에 각각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해 등급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터키 경제지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월에는 8.86%로 낮아졌지만 4월부터 8월까지 9%대를 유지했고 리라화 가치는 달러당 2.3리라로 떨어지는 등 최근 악화 추세를 보였다.

앞서 터키 고위 관리들은 신용등급 강등설이 제기되자 정치적 동기가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재계 인사들과 회담에서 무디스와 피치 등이 "정치적으로 터키를 전복할 수 없자 경제적으로 전복하려는 나쁜 의도가 있다"고 맹비난했다.

니하트 제이벡치 경제부 장관도 지난 8월 무디스가 터키 신용등급을 '부정적 방향'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비난했다.

피치가 8월 대선을 앞두고 발표한 보고서에서 "에르도안 총리가 당선되더라도 정치적 위험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자 제이벡치 장관은 "우리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와 반대되는 정치적 위험을 경고한 기관을 존중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무디스는 지난해 5월 터키 신용등급을 'Baa3'로 올려 20년 만에 투자적격 등급을 부여했고 S&P는 지난해 3월 'BB+'로 1단계 올렸으나 가장 낮은 투자적격 등급(BBB-)보다 1단계 낮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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