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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당내 'SOS'에도 여전히 '정중동'

'강경vs온건' 프레임 거부…대선주자 이미지 훼손 우려

안철수, 당내 'SOS'에도 여전히 '정중동'
무계파인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당내 중도 개혁파의 입지가 더욱 위축되고 있지만 이들의 '러브콜'을 받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여전히 당 현안에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일각에선 당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유력한 대선주자인 안 전 대표가 '지나친 몸 사리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6일 공식 성명을 통해 비대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안 전 대표는 최근 지역구 활동과 국정감사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거의 매일같이 의원회관에 나와 정책 보좌관으로부터 국감 준비 상황을 보고받고 있으며, 지역구 활동도 내부에서 '너무 열심히 해서 탈'이라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활발히 챙기고 있다. 당 대표 시절 다니지 못한 일정들이 많아 '나머지 숙제'를 하는 심정으로 지역 일정을 챙긴다는 게 측근들 전언이다.

지난달 29일엔 노원구청 내 환경미화원 휴게실을 찾아 민원 사항을 청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당 내홍 및 비대위 배제 과정을 겪으며 세력화에 시동을 거는 중도개혁 성향 의원들 사이에선 안 전 대표가 정작 나서줘야 할 때 뒷짐 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최근 중도 개혁 성향의 의원들이 주축이 된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이나 '콩나물 모임'(콩나물국밥집 회동서 유래), '대안 모임' 소속 의원들은 당내 중도개혁파의 힘을 하나로 규합해야 한다는 취지에 공감하고 단일 모임 구성을 추진중이다. 이달 말 국정감사가 끝난 뒤 공식 발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의원은 대선주자급인 안 전 대표가 참여해 당내 최대 그룹인 '범친노·강경파'에 대항하는 구심점이 돼주길 바라지만 현재로선 그의 참여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안 전 대표 측이 '중도파 수장'으로 낙인찍히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안 전 대표가 이들 중도개혁파와 손을 잡을 경우 '강경파 대 온건파', '친노 대 비노' 프레임에 말려들어 세력 싸움의 한 복판에 서게 되고, 그 경우 대선 주자로서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될 것이란 계산이 깔렸다.

이에 대해 중도개혁 성향의 한 의원은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밖에 있을 땐 몰라도 당 안에 있는 만큼 자꾸 이미지 관리만 할 게 아니다"라며 "정치판이 항상 긴장과 갈등, 싸움이 있는 곳인데 그 안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더 큰 정치인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우려와 섭섭함, 비판을 동시에 쏟아냈다.

당내 이런 시각에 대해 안 전 대표 측은 "차차 교류하면서 (안 전 대표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며 "서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같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엔 함께 당을 이끈 김한길 전 공동대표의 뒤늦은 생일 모임에 참여, 당시 당직을 맡은 의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이날 자리에는 두 전 공동대표를 포함해 의원 열댓 명이 모였으나 부부동반 모임이라 몇몇 배우자도 자리를 함께해 심도있게 당 현안을 논의하진 못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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