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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언제 사야 1등 당첨 확률이 높지?…숨겨진 로또 이야기

[취재파일] 언제 사야 1등 당첨 확률이 높지?…숨겨진 로또 이야기
지난해 1월 대구 시내의 한 복권방에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1등 당첨금 46억원을 빨리 찾아가라는 내용입니다. 중년의 남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그 복권방에서 로또를 구입한 건 재작년 2월, 그러니까 11개월 동안 1등에 당첨된 사실을 모르고 거액을 수령하지 않고 있었던 겁니다. 복권방 주인까지 나서 행운의 주인공을 수소문했지만 끝내 1등 당첨자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46억원은 복권기금에 보태졌고 '좋은 일'에 쓰였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은 꿈을 쫓기도 하고, 어이없이 다가온 행운을 놓치기도 합니다. 복권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로또 복권은 한 회당 평균 8명 정도의 1등 당첨자가 나오는데 20억원 안팎의 당첨금을 가져갑니다. 최근 5년 동안 1등에 뽑히고도 당첨금을 수령하지 않은 사람이 17명이나 됐습니다. 5천원을 받는 5등의 미수령금까지 합치면 2천억원이 넘는 돈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복권 기금에 귀속된다고 합니다. 매주 토요일, SBS를 통해 행운의 주인공을 가리는 로또. 꿈을 쫓는 사람들에 대해 좀 더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로또 연합 이미지

로또를 구입하는 행태만 봐도 그 사람의 개성이 드러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로또 추첨이 있는 토요일에 허겁지겁 복권을 사는 반면, 일요일이나 월요일 쯤 일찌감치 로또를 구입한 뒤 당첨될 지도 모르는 복권을 지갑 속 깊숙히 넣어두고 오래오래 설레는 마음을 즐기는 부류도 있습니다. 제일 현명하게 로또를 즐기는 실속파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럼 로또를 언제 사야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걸까요? 로또의 구입 요일과 당첨 확률에 상관관계가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당연히 '판매 비율=당첨 비율' 일텐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로또 운영사를 통해 알아 봤습니다. 자료가 방대해 통계를 내기 어렵다는 답변과 함께 참고하시라며 최근 5개 회차(취재 당시 기준)의 요일별 판매 비율과 1등 배출자 수를 보내왔습니다. 수학적으로는 분명히 판매 비율과 당첨 비율이 근접해야 하는데 5주일 분량만 놓고 보니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혀 과학적이지 않지만 재미 삼아 소개합니다.
로또 연합 이미지

예상대로 추첨이 있는 토요일에 40% 넘게 판매가 몰렸고 1등 당첨자도 전체의 40% 쯤으로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일요일을 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전체 복권의 2.5% 밖에 팔리지 않았는데 1등은 5명(11.6%)이나 나왔습니다. 화요일도 판매율(8.5%)에 비해 1등 당첨률(11.6%)이 상당히 높습니다. 로또 1등에 당첨되려면 가급적 일요일이나 화요일에 복권을 사야 할까요? 그건 아닐 겁니다. 분석의 표본이 너무 적어서 상관관계를 증명할 수 없습니다. 진짜 행운의 요일을 찾으려면 지금까지 판매한 로또의 최소 절반 이상을 분석해야 겠죠.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 로또를 구입해 당첨되면 당첨금은 주말 추첨 이후 첫 월요일부터 지급되는데, 이때부터 1년이 소멸 시효입니다. 최근 5년간 1등 당첨 사실을 모르고 넘어간 17명이 못 찾아간 돈만 326억원에 이릅니다. 이런 미지급 당첨금의 처리 문제를 놓고도 논란이 있습니다. 로또의 당첨 확률과 기금 적립 비율 등은 사전 약속에 의해 결정되는만큼, 찾아가지 않은 당첨금은 구매자에게 다시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특별복권을 발행하는 형태로 미지급금을 플레이어에게 돌려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복권을 설계할 때 일정 비율을 구매자에게 당첨금으로 주기로 약정했으면 수령 여부와 관계없이 그 몫을 돌려줘야 한다는 논리죠.

우리나라를 포함한 몇몇 국가들은 미지급 당첨금을 복권 기금에 귀속시켜 공익을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방안 모두 명분이 있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로또 당첨금에 붙는 세금도 잘 따져 봐야 합니다. 로또 당첨금은 3억원까지는 22%의 세금을 떼고 3억원 넘는 부분에 대해서는 33% 세율을 적용합니다. 20억원 짜리 1등에 당첨되면 상당한 세금을 물어야 합니다. 또 누군가 1등에 뽑힌 뒤 당첨금을 가족과 나눌 경우 증여세가 부과될 수도 있어 득실을 잘 생각해 봐야 합니다. 오늘은 토요일, 로또 추첨이 있는 날입니다. 개성껏, 능력껏, 재미삼아, 안되도 취약계층을 돕는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복권 한장 사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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