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손연재 '금빛미소'에 숨겨진 '살인 일정'

컨디션 조절·완성도 높은 연기 밑바탕은 '강행군'

손연재 '금빛미소'에 숨겨진 '살인 일정'
강행군에 가까운 빡빡한 해외 일정을 소화한 손연재(20·연세대)가 마침내 한국에서 '금빛 결실'을 봤다.

손연재는 2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에서 완성도 높은 연기로 금메달을 거머쥐며 아시아 리듬체조의 정상에 올랐다.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손연재는 올 시즌 10차례에 걸쳐 국내외 대회에 참가하며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 3월 러시아 모스크바 그랑프리로 시즌을 시작한 손연재는 독일·포르투갈·이탈리아·벨라루스·불가리아·러시아·터키 등 해외 대회에 8차례 참가하고, 한국에서 열린 코리아컵 대회와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출전하며 쉴 틈 없이 달렸다.

그리고 시즌의 종착역인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로 화려하게 대미를 장식했다.

러시아와 크로아티아 전지훈련 기간을 포함하면 손연재는 1년의 3분의 2 이상을 외국에서 지낸다.

또 가장 부담감이 큰 아시안게임을 나흘 남겨둔 상태에서도 터키 이즈미르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면서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샀다.

손연재도 '무리한 일정'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처럼 혹독한 훈련이 큰 대회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연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바탕이 된다고 설명한다. 출전한 국제대회마다 메달을 획득하며 자신감도 끌어올렸다.

먼저 체력 분야를 보면, 손연재는 강도 높은 전지훈련과 꾸준한 대회참가로 오히려 빨리 몸 상태를 회복하고 컨디션을 관리하는 방법을 익혔다.

김주영 리듬체조 대표팀 감독은 "가족과 떨어져 외국을 왔다갔다하는 경험이 손연재의 정신력과 체력을 자연스럽게 키웠다"며 "손연재는 시차적응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긴장감 높은 대회를 앞두고 어떻게 훈련에 집중하는지 잘 안다"고 말했다.

강도 높은 전지훈련의 효과도 있다. 손연재는 2010년 시즌 이후부터 러시아에서 전지훈련을 받고 있다. 리듬체조 강국 러시아의 선진 훈련 시스템이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2011년부터는 중간 휴식기인 여름에 크로아티아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열기를 그대로 흡수하는 천막 안에서 진행하는 강한 훈련을 견뎌내면 하반기 대회를 상대적으로 가벼운 몸 상태로 뛸 수 있고 체중 감량 효과도 따라온다.

그럼에도, 손연재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풍부한 표정연기는 손연재의 장점으로 자리 잡았다. 인천 아시안게임 무대에서는 여유로움까지 묻어나왔다.

외국 선수들 사이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자신감도 상승했다.

손연재는 올 시즌 참가한 모든 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달 초 열린 러시아 카잔 월드컵까지 11경기 연속으로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메달을 수확했고, 이즈미르 세계선수권에서는 후프 동메달·개인종합 4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이같은 성적으로 손연재는 일찌감치 인천 아시안게임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부상한 상태였다.

끊임없는 대회 경험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밑거름도 됐다.

새로운 작품을 들고 나온 시즌 초에는 실수가 잦아 16점대 점수도 종종 나왔다. 시즌 중반에는 대부분 17점대 점수를 받았지만 민스크 월드컵 예선처럼 수구(볼)를 떨어뜨리는 대형 실수가 나오면 15점대 점수도 받았다.

이같은 실수는 연기 완성도를 높이는 약으로 작용했다. 손연재 소속사인 IB월드와이드 관계자는 "손연재는 경기를 치를 때마다 보완점을 찾고 숙련도를 높였다며 "특히 많은 관중 앞에서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법을 터득했다"고 설명했다.

손연재는 이날 비록 볼에서 실수가 나와 17.300점을 받았지만, 취약 종목으로 꼽혔던 곤봉을 비롯해 리본과 후프에서 각각 18.100점, 18.083점, 18.216점의 고득점을 올렸다.

'리듬체조 요정'의 밝은 미소 뒤에 숨겨진 피땀 어린 노력으로 손연재는 어느새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새로 쓰는 기둥으로 우뚝 섰다.

(인천=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