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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400m 계주 한국신 비결 '밀어주는 바통터치'

한국 여자 400m 계주 대표팀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단숨에 한국 기록을 0.72초나 단축한 비결은 마치 '쇼트트랙'의 주자 교체를 연상케 하는 새로운 바통 터치 기술에 있었다.

여자 단거리 대표팀을 지도하는 이준(제주도청) 감독은 2일 여자 대표팀이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400m 계주 결선에서 44초60으로 한국 신기록을 작성한 것에 대해 "밀어주는 방식의 바통 터치를 집중 연마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1,600m 계주 대표팀이 최초로 금메달을 따내던 당시 코치로 참가해 절묘한 주자 순서 교체로 상대를 당황시켜 '히로시마의 기적'을 연출한 주인공이다.

이번에도 한국 여자 계주팀은 객관적인 전력상 7∼8위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절묘한 바통 터치 기술을 들고 나와 한국 신기록을 크게 단축하는 '신화'를 썼다.

이 감독이 가장 집중한 부분은 '어떻게 하면 바통 터치를 완벽하게 구사하면서 서로 속도 향상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느냐'였다.

그는 "기본적인 스피드는 우리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바통 터치에서 승부를 봐야 했다"고 말했다.

고심 끝에 고안한 비법을 이번에 선보였다.

핵심은 바통을 다음 주자에게 넘겨줄 때, 다른 나라들이 하는 것처럼 '때리듯' 넘겨주는 것이 아니라 관성을 담아 '밀듯' 쥐여주는 데 있다.

앞 주자가 팔을 뒤로 쭉 뻗어 바통을 받을 때 뒷 주자가 손을 밀어가며 넘겨줌으로써 가속도를 조금이라도 앞 주자에게 실어준다는 것이다.

마치 쇼트트랙에서 주자를 교체할 때 엉덩이를 밀어 가속도를 붙여주는 것과 비슷하다.

물론, 팔에서 팔로 넘어가는 만큼 쇼트트랙에서처럼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100분의 1초를 줄이는 데에도 큰 힘이 들어가는 단거리 종목의 특성상 이런 방식의 바통터치가 연쇄적으로 완벽히 이뤄진다면 상당한 기록 단축 효과를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준 감독은 "20m의 바통존 중에 16m 지점쯤에서 터치가 이뤄지도록 작전을 짰다"면서 "모험에 가까운 것으로, 놓치면 바로 실패가 되는 것인데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계주 대표팀은 다들 아직 어린 선수들"이라며 "앞으로 스피드를 붙인다면 더 큰 도약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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