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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잔인하나 누구나 아름다운 미래 꿈꿔"

개막작 '군중낙원' 도제 니우 감독 기자회견<br>군 공창 질문에 "육체적 기쁨 주는 위대한 일" 답변도

"운명은 잔인하나 누구나 아름다운 미래 꿈꿔"
"한국인들과 중화민족은 역사적인 아픔 등 비슷한 운명을 겪어 왔습니다. 역사의 혼돈, 그 와중에 가족과 떨어져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운명은 한국인들과 중화민족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작 '군중낙원'을 연출한 도제 니우 감독은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월석아트홀에서 시사회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영화는 냉전시대인 1969년 중국과 대만 대립의 전초기지였던 진먼다오(金門島)를 배경으로 '군중낙원'이라 불리는 군영 내 공창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뤘다.

'군중낙원'에서 매춘부들을 관리하는 신병 파오는 툭하면 놀림을 받을 정도로 세상 물정에 밝지 않다. 영화는 파오의 시점을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보여준다.

1960~70년대 대만에서 군 생활을 한 아버지 세대 추억을 반추하며 영화를 만들었다는 도제 니우 감독은 "1949년 대만과 중국이 분리되면서 생긴 문제들과 사람들이 받은 상처는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과 중국은 같은 핏줄이고 어차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통해서 과거사를 돌아보고 앞으로 우리가 이것을 어떻게 이해할지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이 다가오길 희망합니다."

도제 니우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는 기술과 기교를 많이 버리려고 노력했고 시대를 앞으로 내세워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었다"면서 "이성적 판단을 한 경우는 별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에 대해 "시대는 힘들고 운명은 잔인하나 누구나 인간으로서 아름다운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권한은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제 니우 감독은 이날 통역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역사의 아픔을 줄곧 강조하면서도 전시(戰時)에 운영된 군 공창에 대해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답변을 했다.

도제 니우 감독은 공창을 다룬 데 대한 부담은 없었냐는 물음에 답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청춘을 바쳐서 몸을 팔았지만 군인들에게는 육체적인 기쁨을 가져다준 위대한 일을 한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이 주제를 맞닥뜨렸을 때 고민했지만 피해서는 안 될 주제라고 생각했다"면서 "그 시대에 대해 공부하면서 부담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당시 그 일(매춘)을 한 여자들이 '마이 레이디' 같다는 소중한 생각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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