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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 3개 대륙 4개 공항 거쳐

미국 내 첫 에볼라 환자, 3개 대륙 4개 공항 거쳐
미국 내 첫 에볼라 확진 환자인 토머스 에릭 던컨이 최근 여러 경로를 거쳐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추가 감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던컨이 아프리카, 유럽, 미주 등 3개 대륙의 4개 공항을 거쳐 지난달 20일 미국 텍사스에 도착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에볼라 발병국인 라이베리아에 머물던 던컨은 지난달 19일 수도 몬로비아의 로저스 국제공항을 떠나 20일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한 뒤 여기서 유나이티드 항공으로 갈아타고 같은날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이어 워싱턴에서 다시 비행기를 갈아탄 뒤 최종 목적지인 텍사스주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엔 아프리카 직항노선이 없어 이처럼 여러 항공편을 입국한 것으로 보인다.

3천500명이 넘는 에볼라 환자가 발생한 라이베리아는 환자들이 자국을 떠날 경우 감염을 막기 위해 공항에서 소독 등 철저한 조치를 하고 있지만 던컨은 당시까지만해도 증세가 전혀 없어 아무런 제약 없이 공항을 빠져나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에 도착한 지 수일이 지나서야 감염 증세가 나타난 던컨은 현재 댈러스에 있는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 입원해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미국에 도착하기 전 그의 행적 외에도 언론의 추가 취재를 통해 미국 의료진의 초기 부실 대응 사례가 구체적으로 계속 드러나면서 우려는 증폭되는 분위기다.

던컨은 24일 몸에 이상 증상을 느끼고서 이틀 뒤인 26일 처음 병원을 찾았는데, 당시 의료진은 '낮은 단계의 전염병' 정도로 오진해 항생제만 처방하고 집으로 다시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그가 댈러스 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사에게 자신이 최근 서아프리카를 다녀온 사실까지 얘기했음에도 의료진이 별 의심 없이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보도했다.

던컨이 에볼라 양성 판정을 받자 뒤늦게 비상이 걸린 의료당국은 그가 구급차에 탈 때 곁에 있었던 구급요원 3명을 포함, 24일 이후 그와 접촉한 12~18명을 추적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항공사들도 전염병 환자가 아무런 제한 조치 없이 비행기를 타고 대륙을 오간 데 대한 불똥이 튈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성명을 내고 "던컨이 미국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세가 없었기 때문에 그가 기내에서 전염병을 퍼트렸을 위험성은 제로"라면서 "이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확인해 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사례와 지난 7월 에볼라로 숨진 라이베리아 재무부 관리 패트릭 소여의 사례를 비교하면서 당국의 초동 대처가 전염병 확산을 막는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일깨워준다고 지적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소여는 지난달 22일 국제회의 참석차 라이베리아에서 나이지리아 라고스로 이동하던 중 에볼라 증세가 나타나 나이지리아에 입국하자마자 격리 조치됐다.

나이지리아에서 에볼라 감염 환자가 확인, 격리된 첫 케이스였다.

이에 나이지리아 보건당국은 즉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소여와 접촉한 72명은 물론 에볼라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894명을 추적해 대대적인 역학조사를 벌였다.

이처럼 초기에 강력한 대처를 한 덕에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 8월31일 이후 단 한명의 추가 감염 사례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CDC는 지난달 30일 보고서에서 나이지리아에서 에볼라 발병이 멈춘 것으로 파악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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