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청와대 총무비서관" 대기업 취업 사기

<앵커>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사칭하는 전화를 대기업 사장들에게 걸어서 기업에 취업했던 50대가 적발됐습니다. 대통령 측근이라는 말에 회사는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고 1년 가까이 봉급을 지급했습니다.

김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52살 조 모 씨는 지난해 7월 대우건설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자신이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재만인데, 조 모 장로를 보낼 테니 취업을 시켜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음날 대우건설 사장실로 찾아가, 자신이 총무비서관이 보내서 온 조 모 장로라며 취업을 요구했습니다.

신학대 학위와 겸임교수 자격 등 가짜 서류를 제시했습니다.

조 씨는 다음 달 대우건설 사무직 부장으로 채용돼 1년 가까이 근무한 뒤 퇴직했습니다.

조 씨의 범행은 올해에도 이어졌습니다.

올 8월에는 총무비서관의 휴대전화와 비슷한 번호를 개통한 뒤 KT 황창규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통화를 한 뒤 KT 회장을 만난 조 씨는 "대선 때 비선 조직으로 활동했고 VIP를 한 달에 1~2번 면담하고 있다"며 거짓말을 하고 취업을 부탁했습니다.

조 씨는 "정부 산하기관 기관장이나 감사로 갈 수 있지만 회사에 취업하겠다는 입장을 VIP에게 전달했다"고 허세를 떨기도 했습니다.

KT가 비서실을 통해 신분을 확인하고 청와대에 신고하면서 조 씨의 범행은 들통 났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조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하고 재판에 넘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