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약 40년 전 독립 후 내전에 휩싸인 앙골라에 쿠바가 군대를 파견한 데 격분, 쿠바를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미국 비영리기관인 '국가안보기록보존소'(National Security Archive)가 제럴드 포드 대통령 기념도서관에 기밀해제를 요청해 1일(현지시간) 공개한 정부 문건들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1976년 쿠바가 앙골라에 병사들을 파견하자 몇 차례의 백악관 회의에서 쿠바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대응을 주장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쿠바의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가 아프리카에 개입함으로써 미국이 허약해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쿠바를 공격할 비상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시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또 쿠바의 행동이 전 세계에 광범위한 인종전쟁 우려를 촉발하고 이것이 라틴아메리카로 확산해 심지어 중동지역의 불안도 확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일련의 비상계획으로 병사와 전쟁물자를 실은 쿠바 선박의 출항 금지와 기뢰 설치를 비롯한 군사봉쇄 조치, 군사기지 및 비행장 등 군사시설들에 대한 폭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선택방안들이 검토됐다.
이들 문건에 따르면 미국이 쿠바를 공격할 경우 소련이 개입해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위험성도 언급됐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76년 2월 25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Oval Office)에서 열린 회의에서 포드 전 대통령에게 "나는 우리가 카스트로를 분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11월 치러질 대통령선거 이후로 행동을 연기할 것을 건의했다.
이에 대해 포드 전 대통령도 "동의한다"고 답했다.
라틴아메리카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키신저 전 장관은 또 라틴아메리카의 지도자들이 "무서워 죽을 정도로 쿠바에 대해 겁을 먹고 있으며 인종전쟁을 우려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키신저는 3월 15일 백아관 집무실 회의에서는 "심지어 이란인들도 쿠바인들이 중동에 개입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난 우리가 그들에게 굴욕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나미비아와 로디지야(현재의 잠비아와 짐바브웨 지역)에 들어가면 나는 그들을 공격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신저는 이로부터 9일 후 백악관 상황실에서 특별대책팀 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가 내부 토론 때문에 쇠약해져 인구 800만명의 국가(쿠바)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인식이 해외에 존재한다면 3~4년 내로 우리는 진정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키신저 전 장관의 이같은 쿠바 공격 계획은 포드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지미 카터에게 패함으로써 실행에 옮겨지지 못했다.
뉴욕타임스는 키신저 전 장관이 이 같은 문건들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케네디 대통령 시절인 1961년 중앙정보국(CIA)의 건의에 따라 카스트로 정권을 전복시기 위해 쿠바의 피그만항을 침공했으나 실패로 끝났다.
이를 계기로 쿠바와 소련의 관계는 급속히 가까워지고 미국과 쿠바 관계는 극한의 대립으로 치달았다.
(연합뉴스)
"키신저, 쿠바 공격 계획 세웠었다"
쿠바의 앙골라 파병에 격분…포드 대선 패배로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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