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격무 시달리던 충북도 직원 뇌경색으로 5개월째 투병

격무 시달리던 충북도 직원 뇌경색으로 5개월째 투병
연일 격무에 시달리던 충북도의 한 공무원이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5개월째 의식을 찾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충북도청 교통물류과 김윤일(44) 주무관은 지난 5월 18일 오후 3시께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주변에는 산·학·연 연계협력 사업 등 그가 살펴보던 업무 관련 서류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외출했던 가족이 발견해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손을 쓰기에는 너무 늦었다.

서울의 유명 병원과 국립재활원, 대학병원 등을 옮겨다니며 치료를 받았지만 오히려 뇌의 인지기능이 급속도로 저하됐다.

지금은 청주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지만 병원 측은 뇌 손상 부위가 광범위한데다 재생이 안 되는 뇌세포의 특성상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부인인 진현정씨는 "남편은 쓰러지기 전 혈압이나 당뇨가 전혀 없었는데 갑작스럽게 쓰러졌다"며 "병원도 원인을 알 수 없다며 '상세 불명의 급성 뇌경색'으로 진단했다"고 말했다.

진씨는 "남편이 주변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과거의 기억마저 하나 둘 잃어가고 있다"며 눈물을 훔쳤다.

1997년 충북 음성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김 주무관은 2005년 충북도청으로 전입했다.

그는 도청에서 자리잡은 뒤 가는 부서마다 인정을 받을 정도로 맡은 업무에 철두철미했다.

지독스러운 일벌레라는 평가를 받은 그는 남들이 기피하는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동료들은 전한다.

지난해 1월 업무가 많아 야근이 잦은 탓에 도청 내 최고의 기피 부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교통물류과로 옮긴 김 주무관은 굵직한 업무들을 도맡다시피했다.

이시종 지사가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충북 최남단인 영동군과 최북단인 단양군을 잇는 충북선 종단열차 개통, 철도 종합시험선로 구축, 미래철도 신교통 클러스터 조성 등이 그가 맡았던 업무였다.

쓰러지기 5개월 전부터는 철도 노조 파업에 따른 피해 상황 분석, 물류 대책, 각종 보고서 작성까지 업무가 늘어나면서 야근을 법먹듯이 했다고 한다.

그 이후에는 종단열차 개통을 이루기 위해 한국철도공사와 국토해양부를 수시로 드나들며 지원을 요청했다.

이런 노력 끝에 김 주무관은 자신이 속한 교통정책팀이 도청 직원들이 뽑는 '베스트팀'에 선정되면서 팀원들과 함께 가는 해외연수라는 특전을 받았지만 지나치게 업무에 몰두한 탓에 불상사를 당하면서 해외연수도 떠날 수 없었다.

김 주무관을 잘 아는 도청의 동료 직원은 "워낙 업무에 철두철미해 맡은 일은 끝까지 해내는 완벽주의자라 몸을 돌보지 않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며 "치료를 잘 받아 하루빨리 평범한 일상생활로 돌아오기를 모두가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