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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부패 척결 '찬양' 동영상, 왜 삭제됐나

" 반(反)부패 드라이브를 거는 과정에 두려움 없는 선장이 있네. 법치(法治)에 따르고 인치(人治)를 배격하네. 탐관을 엄벌하고, 호랑이(고위 부패관리)든 파리(하위 부패관리)든 모두 때려잡네. 관리-악당 유착이 더는 날뛰게 하지 않고 백성이 안전을 보장하네. 백성이 태평성대를 누리고, 개혁의 혜택이 인민에게 골고루 미치네. 이 노래를 부르면서 '시진핑(習近平)표 술'을 오래오래 마시자. 민주적인 가치관을 지녀야, 비로소 부패가 사라지고 안정이 찾아오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부패 척결 작업을 찬양하는 것으로 보이는 '우리의 시진핑을 옹호하자'는 제목의 노래를 담은 동영상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장시(江西)성 민간 가수 리레이(李磊)가 부른 뮤직 동영상은 지난달 28일 유튜브 등에 오르자 이틀 동안 조회 수가 1만 7천 건을 넘었다.

하지만, 중국 인터넷 검열 당국은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은 채 동영상 공유 사이트들에서 해당 동영상을 삭제했다.

일각에선 이 노래가 겉으론 시 주석을 찬양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풍자하는 뜻을 담고 있다는 설명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에서 한 지도자를 공개 찬양하는 것은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전 국가 주석 시대의 독재를 연상시킨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중국 지도부는 반부패 드라이브를 강력히 추진하면서도 민주화 인사들이 부패 척결에 개입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공직자 재산 공개를 촉구하는 신공민운동 관계자들이 구속 등 단속되고 있는 이유이다.

'홍의 삼촌(紅衣大叔)'라는 별명의 리레이가 지난 2011년 2월 이집트 시민 혁명을 찬양한 음악 동영상을 만들어 중국 당국에 미운털이 박힌 것도 이번 '시진핑 동영상' 삭제의 이유가 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국 당국은 이집트 시민 혁명을 비롯한 '아랍의 봄' 여파가 중국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이에 대한 소식을 인터넷에서 차단했다.

당시 리레이의 동영상은 즉각 삭제됐다.

리레이가 이번 음악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린 시기도 문제가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올해 최대 정치 행사인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18기 4중전회)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18기 4중전회는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된다.

리레이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오페라에도 선과 악의 대결이 있다"면서 "나는 인민의 이익과 사회 안정을 위해 노력하는 공산당 내 선한 세력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이 노래의 작사 동기를 밝혔다.

하지만, 그는 "각 정치세력이 4중전회를 앞두고 치열한 권력 투쟁을 벌이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노래는 선과 악의 정치적 대결에 대한 인민의 이해를 돕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리레이가 시 주석에게 아부하기 위해 이번 동영상을 만들었지만, 막상 당국이 거부 반응을 보였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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