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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벌써 잊었나…"바닷길 불안해서 못 다니겠다"

세월호 벌써 잊었나…"바닷길 불안해서 못 다니겠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의식은 제고됐으나 실제 안전을 확보해 주는 대책은 여전히 미비한 상태라는 것이 이번 유람선 사고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여러 대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상당수는 아직 시행에 들어가기 전이어서 제도적으로는 '세월호 이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그러는 사이 "나는 괜찮겠지"하는 안전 불감증도 슬며시 고개를 들고 있다.

30일 전남 신안군 홍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유람선 사고 원인은 운항 상의 과실이나 부주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홍도 바캉스호 선장 문모씨는 "배가 바람에 밀려 암초에 부딪혔다"고 해경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15일 전부터 바캉스호 선장을 맡은 문씨가 수면 아래 보이지 않는 암초의 존재를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은 파도도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선장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항로에 익숙지 않은 데다 기상 또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운항하다 사고가 났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더 심각한 것은 이 같은 무리한 운항을 사전에 통제하는 장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안전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당국이 출항 전에 '개입'을 했어야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바캉스호는 선령 27년으로 세월호(20년)보다 더 낡아 주민들은 "위험하다"며 관계기관에 탄원서를 냈지만 지난 5월 허가를 받아 운항을 시작했다.

그나마 승무원, 승객, 해경, 주변 선박 등의 유기적인 협력으로 110명 전원이 구조된 것은 위안 삼을만한 대목이지만 여객선이나 유람선은 불안한 교통수단으로 인식이 굳어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태원(새누리당) 의원이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실시한 '대중교통 안전인식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42.5%가 대중 교통분야 중 해양·수상이 가장 불안하다고 답했다.

다음은 도로(31.3%)였다.

안전도 지수도 여객선 등 해상 선박은 36.6점, 수상택시·유람선 등 내륙수로 선박은 38.7점을 기록해 대중교통 전체 만족도(56점)에 훨씬 못 미쳤다.

비단 여객·유람선의 문제만이 아니다.

지난 18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 화흥포 선착장에서는 농협 화물선에서 내리던 트레일러와 크레인이 바다로 추락했다.

트레일러 기사는 창문을 통해 가까스로 빠져나왔지만 수억원대 중장비가 쓸모없게 됐다.

120t 규모 화물선이 실은 중장비의 무게만도 95t에 달했지만, 출항 전 신고나 적재 여부 확인은 허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2일 오후 4시 30분께 경남 거제시 남부면 갈곶도 인근 해상에서는 꽃게 통발 어선이 전복, 승선원 11명 중 6명이 숨졌다.

해경은 예인선 선장과 어선 조타수 등 2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기각)을 신청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세월호 사고 해역에서 실종자를 찾으려고 야간 수색 중이던 어선이 대형 유조선과 충돌하는 사고도 있었다.

지난달 7일 0시 32분께 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도 남서쪽 7㎞ 지점에서 120t급 저인망 어선과 4천t급 유조선이 충돌했다.

사고 어선은 충돌 후 침몰했으며, 탑승한 선원 11명은 인근에서 수색 작업 중이던 어선에 의해 전원 구조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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