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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인사이드] 16년 만에 다시 만난 태국…설욕전 다짐

문학경기장은 한국 축구사에 커다란 이정표가 세워진 곳입니다.

바로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박지성 선수가 한국 축구의 첫 16강 진출을 확정 짓는 결승 골을 넣었던 골대가 바로 저기 보시는 저 골대입니다.

오늘(30일) 이곳에선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이 28년 만에 결승 진출에 도전합니다.

상대는 태국입니다.

피파랭킹이 158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약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로서는 절대로 방심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태국에게 당한 뼈아픈 패배의 기억 때문입니다.

1998년 12월 14일 방콕 아시안게임 8강전 우리나라와 홈팀 태국의 경기입니다.

6만 명이 넘는 태국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이동국, 유상철, 윤정환 등 스타 선수들이 즐비했던 우리 팀은 파상공세를 펼치고도 태국의 밀집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습니다.

태국 선수가 한 명 퇴장까지 당했지만, 후반 36분에 태국이 역습 상황에서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우리는 5분 뒤에 유상철의 프리킥 골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습니다.

태국 선수 한 명이 또 퇴장을 당해서 9명만 남은 연장 전반입니다.

태국의 기습적인 중거리슈팅이 그대로 골네트를 흔들면서 승부를 끝내는 골든골이 됐습니다.

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승리이자, 한국 축구 역사에는 11명이 9명만 남은 한 수 아래 팀에 무릎을 꿇은 치욕의 순간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으면서 태국의 영웅으로 떠올랐던 세나무앙 키아티수크 선수가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태국 대표팀의 감독입니다.

16년 만에 다시 만난 한국을 상대로 선전을 다짐했습니다.

[세나무앙 키아티수크/태국 감독 : 한국 같은 팀과 준결승을 치르게 돼 꿈만 같습니다. 한국은 수준 높은 팀입니다.]

우리 팀이 넘어야 할 징크스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아시안게임 '4강 악몽'입니다.

한국축구는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지난 6번의 대회에서 5번이나 준결승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4강에서 탈락하지 않은 딱 한 번의 예외는 바로 조금 전 소개해드린 8강에서 탈락한 1998년 방콕 참사였습니다.

즉 오늘 경기는 손쉬운 상대라고 절대로 방심할 수 없는 부담스런 승부입니다.

우리 팀은 이번 대회 내내 상대 팀들의 밀집수비를 뚫는데 고전했습니다.

오늘 경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태국이 홈팀인 우리 대표팀을 상대로 수비일변도의 전술로 나올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태국은 이번 대회 다섯 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달릴 정도로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 수비벽을 뚫기 위해 장신공격수 김신욱 선수가 출격합니다.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김신욱 선수는 지난 17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종아리 타박상을 입고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는데요, 이광종 감독은 김신욱의 컨디션이 정상에 가깝게 회복됐다면서 오늘 경기에 투입할 거라고 일찌감치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태국의 수비진을 뚫을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이광종/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 : (태국은) 공격력이 없는 팀과 상대하다 보니 골을 안 먹은 것 같은데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경기에 앞서 오후 5시부터는 북한과 이라크가 또 다른 준결승 경기를 펼칩니다.

어제 여자축구 남북 대결에 이어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또 한 번의 남북대결이 펼쳐질 지도 관심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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