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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와 달랐다…30분 만에 전원구조 '일사불란'

세월호와 달랐다…30분 만에 전원구조 '일사불란'
"배가 침몰한다. 구명조끼 입어!"

오늘(30일) 오전 9시 14분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해상 만물상 바위 부근을 운항하던 신안선적 171t 유람선 바캉스호가 무언가에 부딪힌 듯 바다 위에 멈춰 섰습니다.

순식간에 앞쪽으로 15도가량 기운 복층구조의 배 안의 탑승자 110명은 배 안에 울리는 진동을 그대로 느끼며 혼란에 빠졌습니다.

일부 승객들은 2층 복층 난간등에서 튕겨나가듯 넘어져 머리와 무릎을 다치기도 했습니다.

유람선 엔진 배기구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올랐습니다.

누군가 배 안에서 "구명조끼 입어!"라고 소리쳤습니다.

승객들은 혼란 속에서도 신속히 서로에게 구명조끼를 나눠주며 입었습니다.

그 순간 바캉스호를 뒤따르던 선플라워호는 바다에 침몰할 듯 기울어져 꼼짝하지 않은 바캉스호가 좌초된 것을 알고 전속력으로 다가갔습니다.

높은 파도는 아니었지만 100여t 가까이 되는 두 배가 해상에서 접안해 사람을 이동시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세월호 참사와 달랐습니다.

선플라워 유람선 측은 사력을 다해 승객 구조에 나서 대부분을 구했습니다.

선플라워호에 뒤이어 유람선 한 대가 더 도착해 구조에 나섰고, 주변 어선들도 구조작업에 신속히 동원돼 모두 구조해냈습니다.

해경도 재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사고가 난 직후 최초 신고자가 9시 14분 112에 전화를 걸어 '배가 좌초 중이다'며 구조요청을 했습니다.

경찰은 매뉴얼에 따라 신속히 해경 측과 3자 통화해 상황을 전파했습니다.

목포해경은 유람선 좌초위치를 신속히 파악해 홍도 출장소에 연락, 어선을 총동원해 구조하게 했습니다.

해경 경비함정도 출동하긴 했지만 승객을 구조한 건 바로 인근에 있던 다른 유람선과 홍도의 어선들이었습니다.

승객들이 모두 구조돼 안도의 숨을 내쉴 때쯤 바캉스호는 앞쪽 부분이 반쯤 잠겨 침수된 상황이었습니다.

홍도청년회장은 "사고 당시 파도가 많이 쳐 함께 출발한 4척 중 바캉스호만 파도를 헤치고 상두루미 바위 쪽을 항해중이었다"며 "바캉스호가 위험할 것 같아 선플라워호 1대를 남겨두고 나머지 유람선은 모두 철수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선플라워호의 상황전파가 신속히 돼 구조가 이뤄질 수 있었다"며 "배에 직접 올라가 승객들을 대피시키기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승객들의 차분한 대응도 한몫했습니다.

신속히 상황을 전파하며 구명조끼를 입었고, 조급함을 견디지 못하고 먼저 바다에 뛰어든 사람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승객 정모(58·여)씨는 "다른 유람선이 섬쪽에 바짝 붙어 항해하는 것과 달리 우리 배만 떨어져 바다쪽으로 이동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구조된 승객들은 홍도에 옮겨진 후 목포로 이송됐습니다.

해경은 좌초된 바캉스호를 홍도항으로 임시 인양하고, 선장 등을 상대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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