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카약 탄 박태환' 조광희, 아시아 넘어 리우로!

'카약 탄 박태환' 조광희, 아시아 넘어 리우로!
'마린보이' 박태환이 큰 감동을 남긴 대회에서 '카누계의 박태환'이 탄생했다.

한국 카누의 희망 조광희(21·울산시청)는 29일 경기도 하남 미사리 카누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카누 남자 카약 1인승 200m 결승에서 35초46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조광희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당시 3관왕이 된 천인식 이후 무려 24년 만에 한국 카누에 금메달을 선사하는 주인공이 됐다.

카누에서 강세를 보이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구소련 국가들이 출전하지 않았던 1990년에 비해 더욱 값진 금메달이다.

처음 출전한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혜성같이 떠오른 조광희는 카누계에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당시 고등학교 2학년 나이로 출전해 3관왕에 오른 박태환에 비견되는 선수다.

강진선 카누 대표팀 총감독 역시 "타고난 성실함, 집중력으로 체격의 한계를 극복하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름을 알렸으니 '카약 탄 박태환'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고 기뻐했다.

조광희가 금빛 물살을 가르기까지 평탄한 길만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조광희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육상으로 처음 운동에 발을 들였다.

단거리 선수의 꿈을 키웠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키가 자라지 않아 포기해야 했다.

부여중에 입학해서는 1학년 때 복싱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담임선생님의 만류와 카누를 하던 친구의 권유로 카약 패들을 잡은 것이 8년 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결실을 보는 시초였다.

카누 선수로 단기간에 급성장한 조광희는 부여고 3학년 때인 2012년 큰 시련을 맞았다.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휴대전화를 거둬가는 등 사생활을 제한하는 당시 외국인 코치의 지도 방식에 적응하지 못했다.

2월에 들어갔다가 두 달 만인 4월에 대표팀을 뛰쳐나와 운동을 그만두려고도 했지만 주변의 만류로 다시 패들을 잡았다.

조광희는 "다시 마음을 굳게 먹고 해서 이렇게까지 왔다"며 "정말 금메달인지 믿기 어렵고, 말로 표현을 못 할 정도로 기쁘다"고 힘겨웠던 지난날을 돌아봤다.

키 182㎝의 조광희는 세계무대에서 경쟁해야 할 서양 선수들과 비교하면 유리한 체격 조건을 갖추지는 못했다.

그러나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그를 지도한 신원섭 울산시청 카누팀 감독에 따르면 조광희는 골격 근량의 비율이 51∼54%를 넘나들고 체지방은 체중의 4∼8%에 불과하다.

한 마디로 몸 전체가 근육 덩어리라는 것이다.

카누 선수들의 평균 골격 근량 비율은 40%대 초반이라고 한다.

여기에 무서울 정도의 집중력이 더해졌으니 경기 전부터 주변에서는 "실력만 발휘하면 된다"고 할 정도로 어떻게 보면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떼어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였다.

자연스럽게 조광희의 다음 목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으로 향한다.

2015년 올림픽 출전권 확보, 2016년 올림픽 출전, 2018년 차기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지는 장기 계획을 세운 것이다.

35초대 초반이면 올림픽에서도 상위권에 들 수 있고, 34초대면 입상을 노려볼 만하다는 것이 신원섭 감독의 설명이다.

조광희는 이번 대회 예선에서 34초297의 기록을 세웠다.

결승에서는 35초대 중반에 머물렀지만 비가 오는 등 악조건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훌륭한 성과다.

조광희는 "지금처럼만 하면 올림픽에 나가는 것 자체는 문제 없다"며 "메달 가능성은 노력해봐야겠지만 새롭게 영역을 개척해보고 싶다"며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날개를 펼쳤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