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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 옆 양궁장' 이라크 궁사들의 희망가

아직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이라크의 궁사들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화살 한 발 한 발에 희망을 담아 쏘았다.

로이터통신은 29일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라크 양궁 대표팀의 사연을 전했다.

대표팀의 주장인 알리 파이야드에 의하면 이라크에는 변변한 양궁장이 아예 없다.

그래서 그들은 모래먼지가 일고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도로변 등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훈련하며 대회를 준비했다.

이번 대회 양궁 경기가 벌어진 계양아시아드양궁장의 반듯하게 정리된 잔디를 한참 쳐다본 파이야드는 "어떤 때는 도로를 빠르게 지나가는 차들 바로 옆에서 훈련하기도 했다"면서 "매우 위험하지만, 우리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더 큰 위험이 그들을 덮치기도 했다.

파이야드는 "한번은 야외 훈련을 하는데, 10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군인들이 교전을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훈련을 멈추고 대피소를 찾아 들어가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라크에서의 평범한 삶은 늘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곳곳에서 내전과 테러가 벌어지는 이라크에서, 정부의 지원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라크 양궁 대표팀의 베닷 에르베이 감독은 "지원이 필요하지만, 사실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정부가 우리를 뒷받침해 줄 여건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칫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이라크 양궁 선수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에르베이 감독은 "우리가 훈련하는 곳은 쿠르드 지역이라 그래도 안전한 편"이라며 "적어도 바그다드보다는 안전하다는 뜻"이라고 긍정적인 면을 이야기했다.

주장인 파이야드도 "우리는 훈련을 계속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면서 "운동할 수 있는 상황은 나쁘지만, 그래도 이라크 양궁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지난 26일 여자 리커브 개인전에서 1회전에 탈락한 란드 알 마시하다니도 씩씩했다.

마시하다니는 "평소에는 기록이 더 잘 나오는 편"이라며 "상대들보다 경험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금메달을 기대하며 출전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속에서는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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