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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마술 2관왕 송상욱 "김형칠 영전에 바친다"

"이제야 8년만에 김 선배 영전에 금메달을 바칠 수 있게 됐네요."

26일 인천 드림파크 승마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승마 종합마술 마지막 경기에서 개인·단체전 2관왕에 오른 송상욱(41·렛츠런승마단)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담담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그의 20년지기 동료이자 선배였던 김형칠은 2006년 도하 대회에 종합마술 대표로 참가했다가 크로스컨트리 경기에서 불의의 낙마 사고로 숨졌다.

장애물 대표로 도하 대회에 출전한 송상욱은 김형칠의 영정 앞에서 "선배를 위해 반드시 금메달을 따겠다"고 맹세했으나 단체전 은메달에 그치면서 이를 지키지 못했다.

종합마술로 종목을 바꾼 뒤 출전한 2010년 광저우 대회 때는 7위에 머물렀다.

종합마술의 크로스컨트리는 3.3㎞ 코스를 달리며 25개 장애물을 넘는 경기다. 승마에서 가장 위험한 경기로 꼽힌다.

송상욱은 "이번 대회 크로스컨트리 경기를 하기 전에 선배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금메달로 보답하고 싶었는데 4년 전에는 실패했고… 이번에 금메달 2개로 선배께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됐다"며 미소지었다.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가진 전재식(47·렛츠런승마단)은 눈물까지 보였다.

그는 "언제나 무거운 마음으로 아시안게임에 나섰다"면서 "이제는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선배 묘에 가서 메달 자랑을 해야겠다"고 말한 뒤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김형칠의 사고 뒤 종합마술이 위험한 종목이라는 인식이 퍼졌다. 안 그래도 기반이 취약한 한국 승마계에서 아시안게임 종합마술에 출전할 선수를 선발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렛츠런승마단을 운영하는 한국마사회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종합마술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 안방에서 한국 종합마술이 망신을 당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송상욱은 "크로스컨트리는 국내에서 연습할 곳이 없다. 전지 훈련에 의존해야 하는데 많은 자금이 들어가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면서 "당장 리우 올림픽보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준비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 가운데 최고령자인 전재식은 "승마는 전성기가 늦게 찾아오는 종목이기에 아직 올림픽을 꿈꾼다"면서 "적절한 지원만 이뤄진다면 올림픽 메달에도 도전하고 싶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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