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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남현희, "팀웍 비결? 매운 닭발 덕분"

* 대담 :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선수

▷ 한수진/사회자:

네, 이번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 ‘펜싱 코리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펜싱 종목 특히 대단했죠. 어제 단체전을 끝으로 펜싱의 일정은 모두 끝났는데요. 이번 대회에서 금 8개, 은 6개, 동 3개, 펜싱이 이렇게 많이 따냈습니다. 이 가운데서도요 특히 아시안게임 5연패라는 대업을 이룬 원조 펜싱 스타이죠, 남현희 선수 지금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만나보죠, 남현희 선수 나와 계시죠?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예,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정말 멋졌습니다, 대단하셨어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98년 방콕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여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놓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면서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네, 우리나라가 5연패 한 걸로 알고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5연패. 그런데 이 가운데 남현희 선수는 몇 번이나 경기에 참가하신 거죠?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저는 방콕 대회는 그때 펜싱을 시작한지 별로 안 되었을 때였고요. 2002년 대학생 시절부터 2006년, 2010년 광저우 아시안 게임까지 3번의 대회에서 단체전 3연패를 했었죠.

▷ 한수진/사회자:

지금 한 두 번 나오신 것도 아니고.(웃음) 이제 아시안게임에서 통상 금메달만 몇 개를 따신 거예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이번에 금메달 6개가 되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특히 이번 단체전에서 보면 남현희 선수도 그렇고, 전희숙, 오하나, 김미나 이 네 선수의 조합이 대단했던 것 같아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네, 요즘에 여자 플뢰레 선수들 모두가 국제대회에 나가면 세계랭킹 20위권 안에 들 정도의 실력을 소유하고 있어서요. 중국 선수들보다 저희가 좀 기술적인 면에서 월등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그래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잘 할 수가 있죠?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웃음) 훈련량이 많고 반복적인 동작을 정확하게 하다보니까 좋아진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일단 훈련량이 상당히 많은 모양이에요. 남자 정진선 선수 이야기로는 ‘새벽 5시 50분에 일어나서 저녁 9시까지 훈련만 한다, 휴대전화도 못 쓴다, 계속 훈련만 한다.’ 이런 이야기하시던데, 여자 선수들도 마찬가지인가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휴대전화는 틈틈이 사용하는 선수들도 있는데요. 대부분 새벽훈련부터 야간훈련을 하다보면 너무 피곤해서 중간 중간에 잠을 조금 취하는 선수들이 많아요. 그래야 훈련 임할 때 집중력이 좋아지기 때문에. 그래서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지 않은 선수들도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군요. 하여튼 엄청난 훈련량이었던 것 같고요. 그리고 친목도 대단한 것 같은데, 친목다지기 위해서 훈련 말고 혹시 좀 따로 하는 게 있어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저희는 뭉쳐서 맛있는 걸 많이 먹으러 다니는 편이에요.

▷ 한수진/사회자:

(웃음) 맛집 탐방을 하시는데, 이것도 팀워크를 위한 훈련이군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네, 스트레스를 따로 풀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요. 맛있는 음식, 매운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 위해서 많이 뭉쳐요.

▷ 한수진/사회자:

가령 어떤 거 매운 거 좋아하세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닭발이나, 여자가 먹기 좀 꺼려하는 것들을 저희들은 좀 많이 좋아하는 편인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아, 약간 취향이 독특하신 거예요? (웃음)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아니오, 선수촌에서 워낙 음식이 잘 나오긴 하는데요. 좀 칼칼하거나 매운 음식은 선수들 건강상 조미료 쓰지 않은 음식들로 나오기 때문에 가끔씩은 좀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싶어서요.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우리 미녀 검객들이 닭발을 드시는 군요(웃음). 사실 남현희 선수하면요, 우리 대표적인 펜싱 스타인데, 이번 플뢰레 개인전 준결승에서는 전희숙 선수와 만났잖아요. 그래서 전희숙 선수가 금메달 가져가고, 남 선수는 동메달 획득했는데, 후배와의 대결은 그래도 기분이 묘했을 것 같아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네, 2010년 광저우 때는 전희숙 선수와 4강전에서 붙었는데요. 예선전을 둘 다 무리 없이 경기를 하게 되면 결승에서 붙을 수 있는 확률이 100%이거든요. 그런데 그 때 당시는 전희숙 선수가 예선전에서 중국 선수에게 패하는 바람에 시드 배정을 그렇게 받았었는데, 이번에는 결승까지는 붙지 않을 라인으로 가기를 둘 다 원했었거든요. 제가 출산 후에 국제 대회에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랭킹이 많이 하락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플뢰레 예선전을 3위로 통과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4강전에서 만났던 것 같고요.

▷ 한수진/사회자:

좀 섭섭하지는 않으셨어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뭐 큰 대회에서는 그렇게 졌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조금 신중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날 몸이 정말 많이 좋아서요, 과하게 활발하지 않았나, 또 전희숙 선수가 경기 운영을 잘 했고요.

▷ 한수진/사회자:

후배에게 좀 양보하신 것 아니에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아니에요.

▷ 한수진/사회자:

전혀 아니에요. 경기에서는 정말 진검승부를 하신 거네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네.

▷ 한수진/사회자:

근데 지금 남현희 선수 하면 다른 선수보다 키가 작으시잖아요. 펜싱은 아무래도 키가 좀 큰 게 유리한 거 아니에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예, 맞아요. 제가 올해 펜싱 20년차인데요, 하면서 느끼는 건데 키가 크면 조금 덜 움직이거나 경기운영 하는데 숨이 차거나 하는 것을 줄일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남현희 선수는 150대로 제가 알고 있는데 말이죠,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금메달을 아시안 게임에서만 6개나 따내셨으니 정말 대단합니다.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땅콩 검객’이다 하는 별명이 있었는데, 이번 대회부터는 별명이 바뀌었더라고요, ‘엄마 검객’으로. 마음에 드세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저는 두 개 다 마음에 들어요. 그렇지만 ‘땅콩 검객’이라는 말이 좀 더 마음에 들었던 건, 제가 키가 많이 작기 때문에 단상에 올라갈 때 다른 선수보다 조금 더 높은 위치에 오르고 싶어서, 1위 자리를 그래서 많이 탐냈던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아, 그래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그래야 키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웃음) 아 꼭 금메달을 따고 싶었던 이유로 그런 부분도 있었군요. 어쨌든 1위라면, 실력까지 합치면 2m가 넘는다, 그런 이야기가 있네요. 그런데 남현희 선수 딸이 아주 귀엽고 예쁘더라고요. 지금 몇 개월이에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이제 막 17개월에 접어들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이번 대회에서는 꼭 키 때문이 아니라 이 따님을 위해서라도 꼭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 하는 말씀을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금메달 걸어주셨어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예, 아이와 함께하지 못했던 거에 굉장히 미안해서요. 엄마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 한 것 같아서 항상 미안했지만, 육아를 한다는 게 힘들잖아요. 그런 부분도 저희 엄마께서 또 아기를 맡아주시겠다고, 한 번 더 해보라고, 용기를 주셔서 훈련을 하게 됐는데. 선수촌에서 굉장히 많이 힘들었어요, 몸의 근육도 다 빠진 상태였고. 그렇지만 이제 떨어져있는 기간만큼은 하이한테, ‘같이 있어주지 못했던 시간에 엄마가 이렇게 멋지게 성공했다.’ 라는 것을 결과로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 런던 올림픽 이후 출산하고 또 휴식도 없이 바로 두 달 만에 훈련에 돌입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얼마나 아이 생각이 많이 났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네.

▷ 한수진/사회자:

참 연습하면서도 아이 생각이 떠나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딸 이름이 하이죠?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네. 딸 하이가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와 지내서 그런지 아기가 조금 표현하는 게 빠른 것 같아요. 그래서 집에 가서 얼굴 보고 올 때마다 눈에 아른거리는 것들이 조금 견디기 힘들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떨어지지 않죠, 엄마 가지 말라고 매달리고 그러죠.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네, 근데 먹을 걸 워낙 좋아해서, 먹을 걸 손에 쥐어주면 바이바이 하고, 그런 자체가 착하고 대견하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게 뒤돌아서면서 마음은 얼마나 아팠겠어요. 한편으로는 그래서 더 잘해보겠다 하는 각오도 새롭게 다지셨을 것 같습니다.

자, 지금 하이 아빠도 운동선수시죠? 공효석 사이클 선수. 하이가 커서 운동을 한다면 펜싱이냐 사이클이냐, 고민될 것 같은데요?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그런 이야기도 들었고, 의논도 많이 해봤는데요, 사이클 훈련은 너무 힘든 훈련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펜싱을 한 번쯤은 시키고 싶다, 라는 결론이 나왔어요. 왜냐하면 펜싱 자체가 미국의 아이비리그에 장학생으로 재학할 수 있는, 그러니까 펜싱을 잘 하게 되면 재학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있기 때문에요.

▷ 한수진/사회자:

예, 그렇군요. 저희도 하이가 또 엄마 못지않은 펜싱 검객 스타가 되는 것을 꿈꿔봅니다. 자 이제 브라질 올림픽도 열리는데, 거기서도 꼭 남현희 선수 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이번에 국민들에게 아주 큰 기쁨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남현희 선수 / 펜싱 국가대표: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펜싱 국가대표죠, 남현희 선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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