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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과자 뗏목 퍼포먼스…"취업 어렵겠다고요?"

* 대담 : 유성호 공주대 학생,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 한수진/사회자:

‘과자봉지로 뗏목을 만들어서 한강을 건넌다’ 여러분 상상이 되십니까? 국내 과자업체들이 과자를 포장할 때 공기를 가득 채워 넣기 때문에 부력이 막강하다고 합니다.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과대포장 문제를 꼬집기 위해 대학생들이 마련한 일종의 퍼포먼스인데요. 봉지과자 뗏목 만들기, 대학생다운 참 재미있는 발상이죠. 이벤트 준비하고 있는 공주대 4학년 유성호 씨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성호 씨 안녕하세요?

▶ 유성호 공주대 학생: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평소에 과대 포장 문제, 불만이 많았나 봐요?

▶ 유성호 공주대 학생:

평소에 불만이 많았다기보다 너무 이슈가 되고 있고 해서, 좀 재미있게 해결해보고자 해가지고, 그런 취지에서 한 번 해보게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과자 과대 포장에 대한 지적이 참 많았는데, 잘 고쳐지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 우스갯소리도 있잖아요. “질소 샀더니 과자가 서비스로 나오더라” 이런 말들도 하는데.

▶ 유성호 공주대 학생:

네, 맞습니다, 저희도 슬로건으로 그걸 두긴 했는데. 그건 약간 해학적으로 과장된 표현이고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 한수진/사회자:

친구들 사이에서도 평소에 이런 이야기들 좀 하세요?

▶ 유성호 공주대 학생:

네, 그런 이야기 많이 하죠. 왜냐하면 대학생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맥주를 과자 갖고 많이 먹다보니까. 맥주 먹다보면 어느새 과자가 없으니까.

▷ 한수진/사회자:

한 2/3 정도는 질소 같더라고요. (웃음) 그런데 봉지과자로 뗏목을 만들어보자, 이런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었어요?

▶ 유성호 공주대 학생:

기차타고 집을 가는 길에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새우로 만들어진 과자 봉지로 어떤 사람이 수영장에서 떠 있는 사진을 보면서.

▷ 한수진/사회자:

아, 맞아요. 저도 그거 봤는데. 새우과자 한 봉지에 의지해서 둥둥 떠 있더라고요, 수영장에서?

▶ 유성호 공주대 학생:

네, 저도 그 사진 보고서. 한강 건널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이 그냥 막연하게 들었는데. 지금처럼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생각은 안 하고, ‘그냥 건너봐야겠다’ 생각한 건데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리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같이하자고 주변에다가 말씀하신 거예요?

▶ 유성호 공주대 학생:

네, SNS하고 평소에 친했던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봤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또 2명이 지원해서 같이 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1인용 뗏목 만들려면 과자 봉지 몇 개 정도 엮어야 되요?

▶ 유성호 공주대 학생:

저희가 취재 영상을 올린 거에는 60개를 써가지고 1인용으로 만들어봤고. 실제로 할 때는 약 160개 정도 과자를 소요할 예정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어쨌든 이것도 부력 계산 같은 걸 다 해서 준비하신 거예요?

▶ 유성호 공주대 학생:

구체적으로 저희가 과자 한 봉지 당 부력이 어느 정도 되어서, 이렇게 구체적으로는 안 했고. 한 줄씩 일단 계산을 해봐가지고 사람 크기에 맞추는데 초점을 많이 두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과자를 어떻게 이어붙인 거죠? 아주 튼튼하게 붙여야 할 텐데 말이죠, 떨어지지 않게?

▶ 유성호 공주대 학생:

과자를 6개씩 해가지고 테이프로, 사이사이에는 테이프를 말아가지고 하고, 한번에 6개씩 해가지고, 테이프로 한 번씩 감고.

▷ 한수진/사회자:

테이프도 많이 들었겠어요? (웃음)

▶ 유성호 공주대 학생:

테이프, 테이프 많이 사왔죠.

▷ 한수진/사회자:

이번 일요일에 한강 건널 때는 2인용이 되는 거죠?

▶ 유성호 공주대 학생:

네, 2인용이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위험하지 않겠어요, 그래도 한강인데?

▶ 유성호 공주대 학생:

그게 가장 최우선 문제이기 때문에 일단 한강사업본부에다 허가를 받고 나서, 안전 대비 차원에서 모터보트를 한 대 빌려가지고 거기 저희 요원이 동승해서 저희를 뒤따라옵니다.

▷ 한수진/사회자:

부모님들도 아무래도 걱정하실 것 같은데요. 뭐라고 하시던가요, 더구나 지금 취업 준비해야 될 4학년이라면서요?

▶ 유성호 공주대 학생:

네, 맞습니다. 많이 걱정을 하시죠. 4학년이다 보니까, 해 놓은 게 별로 없어가지고. (웃음)

▷ 한수진/사회자:

과자업체 쪽에는 취업하시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웃음)

▶ 유성호 공주대 학생:

네, 그런데 저희 가장 큰 취지가 국내 과자 업체의 진흥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국내 과자 업체를 돕기 위한 거다?

▶ 유성호 공주대 학생:

네, ‘소비자를 위한 마음을 가져라’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이 캠페인을 하는 거지, 단순한 비판이 아닙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자꾸만 이런 식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기만을 하게 되면, 결국 안 사먹을 거 아니에요, 가뜩이나 요즘 수입과자 많이 들어오는데. 이번 이벤트도 성공하면 좋겠고. 기업들도 무엇보다 말씀대로 과자 과대포장 문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오늘 인터뷰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성호 공주대 학생: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 일요일, 봉지과자 뗏목을 타고 한강 건널 준비를 하고 있는 공주대 4학년 유성호 씨 먼저 만나봤구요. 계속해서 전문가 연결해서 과자 과대포장 문제점 짚어보겠습니다. 인천대 소비자 아동학과 이영애 교수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오죽하면 과자 봉지 뗏목, 이런 게 나왔을까요. 이런 퍼포먼스 어떻게 보세요?

▶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그동안 과대포장 문제가 계속 언론에 노출되고 그래서 이슈가 되었던 게 사실이긴 했는데, 국내 제과업계가 언론에 노출된 것만큼 그 사실에 별로 주목하지 않았어요. 우리 회사 하나만의 문제라고 하면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겠지만, 전반적으로 국내 제과업계의 과자류 같은 경우, 과대 포장 문제가 되게 심각하거든요.

그래서 우리 업체만이 아니라 여러 업체들이 이런 문제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굳이 우리가 나서서 솔선수범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되겠다, 라고 하는 의지를 보일 요인이 전혀 없는 거죠. 그런 사회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대학생들이 퍼포먼스를 통해서, 이런 문제의식을 구체적인 행위를 통해서 표현을 하게 되면, 사실은 지속적으로 주목을 받을 수 있고 저는 되게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교수님, 과대 포장에 있어서 분명히 기준이 있기는 있는 거죠?

▶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그렇죠. 계속 과대포장 문제가 너무 이슈가 되고 있어서 사실은 ‘포장대비 내용물이 최소 80% 이상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된다는 규칙을 제정했는데요. 사실 국내 제과업계 같은 경우 여러 기관에서 조사를 하고 그러긴 하지만 내용물이 포장 부피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 한수진/사회자:

80%는커녕, 절반 50%도 안 된다는 말씀이시죠?

▶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그렇죠. 그리고 포장이 내용물보다 최대 6배 이상 큰 것도 있고요. 그러니까 과대포장 문제가 굉장히 심각한 이슈가 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실제 과도하게 공기를 주입하거나, 완충제를 집어넣는다는 명목으로 과대포장을 하고 있다, 라고 할 수 있죠.

▷ 한수진/사회자:

6배는 너무하네요, 이런 과자 먹을 때 얼마나 섭섭한데요, 정말 섭섭해요.

▶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이런 기준이 있는데도 버젓이 과대포장을 계속 하는 건데. 그 이유는 뭘까요?

▶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사실은 가격을 올리는 부분이나 제품을 과대포장 하는 거나 워낙 제과업체가 한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업체가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것들을 따라하게 되는 도미노 현상 같은 것들이 있어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가격을 인상해야 되는데 그 가격을 인상하려면 제품의 품질이라든가 맛을 개선을 한다거나 아주 품질적인 요소들의 개선을 통해서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고 신제품 출시하는데 기간도 오래 걸리고 그런 문제들이 있으니까.

소비자들 같은 경우는 제품의 포장이 바뀌면 ‘뭔가 제품 속성이나 품질적인 요소가 바뀌었을 거다.’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가격을 인상을 해야 되는데, 소비자들의 일종의 감각 전이현상 같은 것들을 이용해서 제품의 포장을 과대하게 자꾸 부풀리거나 화려하게 포장을 하게 되면. 소비자들 같은 경우는 ‘아 뭔가 바뀌었겠구나.’ 그래서 ‘당연히 높은 가격을 내도 상관없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그런 일종의 심리를 이용한 거라고 생각을 할 수 있죠.

▷ 한수진/사회자: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줄어든다, 이런 말씀이시죠?

▶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그렇죠. 그리고 ‘뭔가 바뀌었으니까 가격이 올라갔겠지’ 그게 눈으로, 가시적으로 확인을 할 수 있는 상황이니까. 소비자들 같은 경우는 높은 가격 인상분에 대해서 기꺼이 지불하려고 하는 요인이 있게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업체들의 항변을 보면 ‘내용물 파손 막기 위해서 질소 충전은 필수적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잖아요.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요?

▶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명목상의 이유는 제품의 산화방지, 제품의 보호목적을 이야기하기는 하는데. 문제는 과도하게 도를 넘은 포장이 문제가 된다는 거죠. 아까 조사 결과 말씀을 드렸던 것처럼, 내용물의 최대 6배 이상 차이가 나는, 그런 것들은 내용물들을 먹기 위해서 샀는데 충전제만 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되게 많은 거잖아요, 질소과자라는 이야기도 많이 있고. 그래서 그런 학생들의 퍼포먼스 같은 것도 이렇게 많이 호응을 얻게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요. 문제는 과대포장이라고 하는 부분이 문제가 되는 거죠. 그래서 실제로 동일한 조사 결과, 외국 과자 같은 경우는 포장물이 내용물의 평균 한 1.6배 밖에 안 되는 그런 조사 결과도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우리는 최대 6배까지?

▶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그렇죠. 국내과자와 외국산 과자가 그렇게 포장제와 내용물의 비율의 차이가 난다고 하는 것들은, 명목상의 이유는 제품 보호이기는 하지만, 실제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그게 제품의 보호만인가 하는 부분에 있어서 의문을 품게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과대포장에 반대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이런 걸 기업들이 인식하게 되면 그 때는 좀 바뀔까요?

▶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

예를 들어서 지금까지는 굉장히 일회성 기사라든가, 일부의 소비자들이 그러겠지, 아니면 남들이 바꾸지 않는데 굳이 내가 나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먼저 솔선수범해서 바꿀 유인이 전혀 없었던 거죠. 그런데 지금 같은 퍼포먼스를 통해서 계속 이런 것들이 구전이 되고, 지금 같은 경우는 예전과는 달리 정보가 굉장히 접근성이 확대되었잖아요, 소비자들이 SNS도 많이 하게 되고 인터넷으로 기사도 많이 검색하게 되고.

이런 이야기들이 사람들을 통해서 구전이 되게 되면 “왜 했대?”, “뭐가 문제래?”, “그래, 그게 문제지” 라고 하는 것들로 점차 점차 공통의 인식을 갖게 되면, 실질적으로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 선도적으로 시장에서 우리가 같이 상생해야 되니까 바꾸어야 되겠다는 유인을 여태까지 제공하지 못했다면, 이런 이벤트나 혹은 사람들의 부정적인 구전들이 확산이 되면 자연스럽게 바뀌어야 되는 부분이 있고, 바뀔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똑똑한 소비자가 필요하겠네요,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질소과자' 항의 대학생, 과자뗏목 타고 한강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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